[김창식의 다시본 명산] 오대산 노인봉…금강산을 옮겨놓은 명승 1호 소금강을 돌아보다 | 뉴스로

[김창식의 다시본 명산] 오대산 노인봉…금강산을 옮겨놓은 명승 1호 소금강을 돌아보다

국립공원 오대산은 최고봉인 비로봉(1,563m)을 위시하여 여러높은 봉을 품에 안고 있다. 특히 노인봉 품에 안긴 명승 1호인 소금강은 율곡선생이 머물면서 청학동유산록(靑鶴洞遊山錄)을 펴낸 곳이다.

청학동이라 이름하여 금강산에 비해 규모가 적을 뿐 경관의 수려함은 손색이 없어 작은 금강산, 즉 소금강산이라 이름 하여 절경지의 명소를 금강산 명소의 이름을 따 지은 것만 봐도 율곡선생이 청학동(소금강산)을 얼마나 아름다운 절경지로 보았는지 알 수 있다.

소금강의 명소는 무릉계(武陵溪), 십자소(十字沼), 연화담(蓮花潭),식당암(食堂岩), 삼선암(三仙岩), 청심대(淸心台), 구룡폭(九龍瀑), 만물상(萬物相), 백운대(白雲台) 등 아홉 명소와 그 외에도 수많은 명소들이 줄을 잇고 있다. 1970년 명승 1호로 지정폭포, 소, 담, 기암 등의 풍치는 국립공원 경관만을 따진다면 제일의 절경지로 손꼽힌다.

오대산 진고개/ 오대산국립공원 홈페이지 캡처

오늘 등정길은 진고개 쉼터(해발 960m)에서 시작된다. 가을이 익어가는 10월, 수많은 인파로 물결치는 등산로는 곳곳 양지 바른 언덕 길목에서 담소를 나누는 관광객을 비롯하여 산객들이 줄을 잇고 맑은 가을 하늘에 떠도는 구름도 반기는 듯 산줄기를 타고 넘는다.

잡목 숲으로 이룬 산로는 완만하고 색깔을 달리한 참나무 잎은 고산지대라서 인지 벌써 가을을 뒤로 하고 낙엽이 길목을 덮는다.

오르막길은 별 어려움이 없는 오솔길이지만 부산에서 당일코스로 왕복하는 긴 여정의 부담으로 발걸음이 빨라야만 했다.

1시간여 만에 오른 노인봉은, 암봉이 우뚝 솟아 조망이 일품이다. 매봉(1,173.4m), 황명산(1,407.1m), 동대산과 더불어 청학동골의 붉은 단풍잎들이 골을 메운 풍치의 절승을 이곳에서 만끽한다.

노인봉은 기기묘묘한 화강암 봉오리가 우뚝 솟아 그 모습이 멀리서 보면 백발노인과 같다고 하여 이름 붙었다는 설과, 노인 심마니가 산삼캐는 꿈을 꾸고 올랐다가 진짜 산삼을 캐었다는 얘기에서 유래하였다고 하는 양 설이 있다. 북으로 뻗어나간 백두대간, 동으로부터 펼쳐지는 망망대해 수많은 산맥들을 보노라면 마음이 편할 수 밖에 없다. 다시 되돌아와 5분 거리에 있는 남쪽사면에 자리 잡은 노인봉 대피소에 잠시 머물게 된다. 산꾼에게는 널리 알려진 곳으로, 단층 통나무집 두 개로 나누어져 공간 2층 침상이 있어 수용인원이 30명, 간단한 매점으로도 이용되고 매년 1월 1일 일출을 보기 위해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다. 노인봉을 찾는 산꾼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대피소라 하겠다.

진고개에서 (1/35) 시작한 산행이 3시가 되어서야 허기진 배를 채우고 곧장 하산길 소금강을 향했다. 대피소에서 10여 분 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직진길은 백마봉(1,094.1m) 가는 길, 나무로 막아 통제해 놓았다. 우쪽으로 꺾어 낙영폭포를 향했다. 안전시설물이 설치돼 있으나 조심해야 할 낭떠러지 급경사길로 계속 내려가야만 했다. 아래로는 가을이 점점 익어 산골짜기도 능선길도 황색 물결로 골을 메운다. 골짜기로 빠져들면서 골은 점점 깊어지고 수많은 인파로 사람과 단풍이함께 아우러져 인홍(人紅)으로 변한다. 가파른 경사길로 내려와 처음만난 낙영폭포는 물줄기는 약하지만 주위에 둘러싸인 단풍이 가을을 물들인다. 반석위로 흐르는 물줄기를 보느라 피곤은 도둑을 맞는다. 갈 길 바빠 달린 지 1시간여 만에 두번째 폭포 광폭포를 만난다.

화강암 희색 바위 위로 흐르는 옥수는 시련이란 언어도 잊은 채 바위와 속삭이며 숨바꼭질 한다. 율곡 선생이 왜 소금강이란 이름을 붙였는지 이 곳부터 차츰 의문의 고리가 풀린다. 아래로 내려와 삼폭포를 만나고 다시 해발 500m 자리한 백운대에 닿았다.(낙영폭포에서 70분, 노인봉에서는 약 3시간)너른 반석을 타고 몸을 비틀며 심산유곡으로 타고 넘는 옥빛 계류가 장관이다. 반석 위 큰 바위 꼭대기에 돌탑, 기봉, 소나무숲이 자태를 뽐내며 흥에 겨워 있음을 엿볼 수 있다.

계곡은 넓어지고 수량도 많아 절경 속에 묻혀 속세를 잊고 걸어온길, 소금강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치를 자랑하는 만물상(萬物相 440m)에 닿았다. 주 계곡과 선녀탕 계곡의 옥수를 만나는 합수점이다. 온갖 형상을 한 바위가 모여 절승을 이룬 귀명암(鬼面岩), 향로암(香爐岩), 백마봉(白馬峰), 일월암(日月岩), 선녀탕(仙女湯), 탄금대(彈琴台) 등 기암들이 모였다 하여 붙인 절경앞에 서서 모두가 탄성을 멈추지 못하고 있다. 율곡 선생이 이 곳에 머물면서 어떤 생각을 하였을까? 몸부림치듯 골짜기를 메운 바윗덩어리 사이로 곡예하는 물줄기가 인간사 아픔을 포근히 감싸주고 바위 위 낙낙송이 부리는 묘기는지난 역사를 되새기며 오늘을 이어온 것이 아니던가.

발길을 옮겨 현란한 몸집으로 길고 넓은 암반 아래 와 폭이 길게 늘어진 학유대(鶴遊台) 단풍과, 소나무, 계곡의 반석과 소가 아우러진 화려한 무대 앞에서 고개를 돌리니 눈이 시리고 또다시 황홀경에 빠지고 만다.


오대산 구룡폭포/ 오대산국립공원 홈페이지 캡처

학유대를 지나자 소금강을 대표하는 구룡폭포(九龍瀑布 해발400m)에 닿아 솟아지는 폭포수에서 들리는 하늘 소리를 듣게 된다. 소금강에서 으뜸으로 이름하는 폭포로 마의 태자의 수많은 전설을 가진 명소로 산꾼은 물론이고 관광객들로 항시 붐빈다.

구룡소(九龍沼)에서 나온 아홉 마리의 용이 폭포 하나씩을 차지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며, 마지막 폭포소는 상팔담(上八潭)이라 하고 폭포위의 좌측 상단에 뚫린 구멍 바위는 마의태자가 군율을 어긴 병사를 사형시켰다하여 사형대(死形台)라고도 부른다. 구룡폭포 계곡은 마고 할머니가 적군에게 마의태자 군사들의 동태를 알려줘 크게 패하여 그때 흘린 피가 계곡을 붉게 물들였다 하여 피아골이라고도 불린다. 만감이 교차되는 순간이다.

고려에 의해 신라 천년의 패망을 보고 마의태자가 재건을 꿈꾸며부흥을 노리기 위해 3천 군사를 이끌고 그 곳에 머물면서 아미산성(娥媚山城)을 쌓았다고 한다. 태자가 이곳에서 숨졌다는 전설이 있고 지금도 그 흔적이 있다. 아미산성은 상달담 마지막 폭포에서 좌측 사면길로 올라 30분이면 갈 수 있고 조망이 좋은 곳이지만 통제구역으로 입산금지 시킨 구역이다. 일명 구룡산성(九龍山城) 고산성(古山城) 아야산성이라고 부르는데 성을 지키던 군사들이 돌을 구르뜨러 적군들이 돌에 맞아“ 아야” 소리를 질렀다 하여‘ 아야산성’이라 이름 붙였다고 전설은 전한다.

마의태자는 용문산, 월악산, 소백산 국망봉, 설악산 등 명산을 거친 기록을 봐도 그가 얼마나 산을 좋아했는가를 알 수 있다.

나라를 빼앗긴 울분으로 낭랑공주의 섬섬옥수마저 뿌리치고, 이 곳에서 재건을 노리다 숨진 안타까운 그의 혼을 이곳에서 읽게 된다.

태자의 숨결을 뒤로 하고 아래로 내려와 무릉계(武陵溪)를 향한다. 좌측 구룡폭 마주편 계곡 넘어 청심대(淸心台)를 보게 된다. 넓은 반석을 이룬 청심대, 그 안에 있는 폭포는 청심폭, 그 옆의 폭포는 세심폭(洗心瀑)이라 한다.

태자가 아미산성에서 주둔하고 있을 때 병사들의 부인이 남편을만나러 왔으나 큰 일을 하는데 여자가 끼면 안된다 하여 남편을 만나지 못하게 하자 이 곳에서 스스로 몸을 던졌다는 슬픈 전설이 있는 폭포라 하겠다. 넓은 계곡 따라 암반수를 바라보는 그 희열이야 말로 이 곳에서만 만끽할 수 있다. 몸과 마음이 이 곳에 폭 빠지게 된다. 얼마 안 가 식당암(食堂岩)에 닿는다.


오대산 1569 율곡 유산길/ 오대산국립공원 홈페이지 캡처

장정 100명이 앉을 수 있는 넓은 화강암반석으로, 마의 태자가 군사를 훈련시키면서 밥을 지어 먹었고, 율곡 선생도 소금강에서 공부하다 밥을 지어 먹었다고 전한다. 청학동 유산록(육록선생이 펴냄책)에 식당암을 신선암(神仙岩), 이 일대를 청유동이라 하고, 식당암 아래 검푸른 소를 경담(鏡潭)이라 한다.

식당암 암반에는 식당암이라 글씨가 새겨져 있으나 세월에 깎여 알아볼 수 없다. 식당암 바로위에 있는 세 봉우리는 삼성암(三仙岩)이다. 금강산의 삼선암과 같다하여 율곡 선생이 붙인 이름으로 기암절벽에 자리 잡은 노송은 한 폭의 동양화로 아우러져 그 풍경이 일품이다. 식당암을 지나면 이내‘ 금강사’가 있다. 폐허로 사지만 남았다가 오랜 불사 끝에 1996년 대웅전을 중수하여 현재 비구니 사찰로 중생에게 불심을 일깨워 주고 있다.
사찰 건너편 커다란 이능암(二能岩) 바위에 율곡 선생이 쓴‘ 小全剛’ 글씨가 선명하다. 금강사에서 조금만 가면 연화담(蓮花潭)을 본다.

소금강 계곡물과 아미산성에서 내려오는 물이 합수되는 곳으로 옛날 관음사 승려들이 연꽃을 띄우며 놀았다 했고, 하늘에서 7선녀가 내려와 목욕하고 오른쪽 화장대에 화장을 한 다음 다시 하늘로 올랐는 전설이 있고 연꽃 형상이라 하여 이름 얻은 연화담은 물이 불어나면 이름 그대로 활짝 핀 연꽃과 같은 모습이다.

천연기념물인 산천어가 살고 있음을 봐도 맑고 차가운 물이 담겨 있음을 알게 된다. 연화담을 벗어나 얼마 안 가 십자소(十字沼)를 만난다. 절벽이‘ 十’로 이루며 깊게 갈라져 동서남북 사방으로 흘러드는 물이 모여들어 소(沼)를 만든 기묘한 형상이라 하겠다.

이곳에서 마지막 하산지점인 무릉계가 펼쳐진다. 주변에 산복숭아와 산벚나무가 많아 봄철 꽃이 필 때면 중국호남성 동정호 부근의무릉도원과 같다고 한다.

맑고 고운 빛의 물이 화강한 반석위로 흐르는 물을 내려다 보니 절세미인과 같은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이는 것은 나만의 감정일까!(구룡폭포에서 이곳까지 1시간 20분)

뒤돌아 본 소금강, 참으로 아름답다.

율곡선생이 소금강이라 붙인 이름을 이곳을 답사함으로써 그 의미를 알게 된다. 마의태자의 발자취와 율곡선생님의 흔적을 되새기며 부산에0서 이곳까지 긴 여정과 6시간 가까운 산행에도 피로를 잊고 차장안에서 소금강을 읽으며 오늘의 여정을 접는다.

교통편 : 강릉-진고개 시내버스를 이용(07:30~18:30분까지)
             강릉-소금강 시내버스 이용(07:45~21:05)
             (소금강과 진고개에는 많은 숙박지가 있어 이용에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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