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식의 다시본 명산] 천 길 절벽과 기암괴석으로 아우러진 바위전시장, 월출산 | 뉴스로

[김창식의 다시본 명산] 천 길 절벽과 기암괴석으로 아우러진 바위전시장, 월출산

영암 군민과 강진 군민이 가장 아끼며 사랑하는 월출산을 수 없이 등정한 바 있다. 이번에는 단풍이 절정을 이룬 계절을 택해 천황사에서 도갑사를 잇는 8.5km의 종주길에 나섰다.

천불산(千佛山)이라고도 부르며 도갑사, 무위사 등 대 가람과 구정봉, 시리봉, 칠치계곡등 곳곳에 돌부처가 있고 99암자가 있었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문화유적으로는 국보 144호인 마애여래상이 구정봉 아래 500m 거리에 자리잡고 있으며, 도갑사는 국보 50호로 지정된 해탈문, 미륵전의 보물석불, 도선 수미비 등이 있다. 또한 일본 황실에 천자문을 비롯한 한문을 전해주었다는 왕인박사의 탄생지 인 동구림리 사람들은 예부터 큰자랑으로 여겨왔으며 주지봉과 죽순봉 산자락에는 왕인박사의 자취가 책굴, 문산재, 베틀굴, 석상 등 흔적이 지금도 남아 있다.

문화유적과 기암괴석으로 거대한 독립된 바위군을 이룬 것을 두고 ‘수반위에 올려놓은 균형잡힌 수석’이라고 어느 시인이 표현했다.


월출산 천황봉 / 영암군청 홈페이지 캡처

1988년 19번째로, 우리나라에서 규모가 가장 작은 국립공원(면적 41.88km²)으로 지정된 월출산은 호남 정맥의 한 기백이 땅끝으로 가다가 전남 영암과 강진 사이의 벌판에 빚어놓은 독특한 돌산이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괴석의 절경을 두고, 예부터 호남의 금강산으로 불러왔고 동서남북 어느 쪽에서 봐도 이채로운 흥취를 느낄 수 있는 수석덩어리가 신비에 싸여있다.

오늘 산행은 천황사에서 산행 들머리를 잡았다.(11시)

초입에서 얼마안 가 고산 윤선도의 산중신곡 중 조무요(朝霧謠)와 하춘화의 ‘영암 아리랑’시비(詩碑)를 보게 된다.

월출산 높더니 마는 온(매운)것이 안개로다
天皇 제일봉을 일시에 리와다(가리왜라)
두어라 펴딘휘면 (해퍼진후면) 안개아니 거드랴(거두랴)
– 고산 윤선도

고산의 명시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천황봉의 신령스러움을 노래한 것을 음미하게 된다. 시비(詩碑)를 지나 조금 더 가다 발길을 멈춘다.

「우리들의 영원한 마음의 고향 영암 그리고 정다운 월출산, 만인이 불러 사랑받는 우리의 애창곡 영암아리랑. 이항의(李恒儀)(白庵)작사, 고봉산(高鳳山)작곡, 하춘화(河春花)가 부른 이 노래를 고향 지키고 월출산을 아끼는 영암군 산악회에서 뜻을 모아 비에 새겨 여기에 건립한다. 1986. 10.6」


월출산 구름다리 / 영암군청 홈페이지 캡처

우리 귀에 익은 유명한 ‘영암 아리랑’ 노래가사 비가 옆에 새겨져 있다. 다시 발길을 옮긴다. 수많은 관광객과 산악동호인들이 줄을 잇는 오솔길 따라 천황봉을 향한다. 바람 한점 없는 따스한 가을 볕이 따갑다. 천황사 야영장을 지나 갈림길을 만난다. 좌측은 천황사 사지를 지나 월출산의 명물인 구름다리를 건너 천황봉 오르는 코스가 가장 선호하는 길목이지만 다리가 낡아 보수공사로 통제되어 (구름다리 높이 120m, 길이 52m, 폭 60cm의 다리는 06년 5월에 준공되었음)우측 바람골을 택했다. 바람폭포와 광암터를 지나 통천문을 거쳐 천황봉을 오르는 코스는(2.2km) 약 2시간이 소요된다. 바람골을 접어들자 계곡의 물은 쉼없이 흐른다.

월출산 기암괴석 / 영암군청 홈페이지 캡처

기암괴석과 불붙은 단풍에 모두가 탄성을 연발한다. 암반위로 굽이쳐 흐르는 물소리에 귀청을 헹구며 닿은 바람폭포는 이름에 걸맞지 않는 작은 물줄기를 목도 하게 된다. 폭포 앞에서 잠시 땀을 식히며 다시 오른다.

가파른 오름길에 얼굴에는 땀방울이 비 오듯 흐르고 온몸에도 땀이 얼룩졌지만 몸은 한결 가볍다. 광암터를 지나 능선을 잇는 현란한 오색 단풍을 보는 순간 피로는 허공으로 날려 버린다. 선홍빛 비경에도취되어 한발한발 능선 위로 줄을 잇는 산꾼들의 환한 표정은 강한인내력이 바쳐 준 희열의 한순간을 맛보고 있는 것이다. 통천문을 바라보며 발길을 다시 재촉한다. 안부에 다다르자 왼쪽 경포대로 잇는 이정표를 보게 된다. 그 곳에서 수많은 산꾼들과 합류하자 오색 단풍에다 등산복의 갖가지 빛깔이 한데 어우러져 온통 찬란한 빛이 산천을 휘감는다. 이윽고 통천문에 도착했다.

산정100m 아래에 자리한 통천문(通天門)은 천황봉을 오르는 마지막 관문으로 굴을 통과해야만 산정에 오를 수가 있어, 월출산 최고봉을 지나 하늘을 통한다는 높은門이라는데서 비롯된 이름인것 같다. 바위굴로 들어서다 시원한 바람이 옷깃을 스쳐 상쾌한 기분을 만끽하게 된다. 통천문을 지나산정(812.7m)에 올랐다.(1시) 100여 평 남짓한 산정에는 각지에서 몰려 온 산꾼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며 한쪽에는 탄성이 꼬리를 물어 메아리가 하늘을 진동시키고, 곳곳에는 담소를 나누며 점심식사로 웃음꽃을 피우는 모습이 참으로 정다웁다. 고개를 돌린다. 남쪽 멀리 두륜산과 달마산이, 쫓빛 바다는 햇살을 받아 찬란한 빛을 발사한다.

동쪽으로 제암, 장흥의 천관산도 보인다. 북서쪽 능선이 펼쳐지며 멀리 내려다 보이는 영암고을과 영산강 물줄기가 한눈에 들어와 황홀경을 연출한다.

월출산 천황봉은 통일신라시대부터 임진왜란 전까지 국가에서 제사를 지낸 소사터(小社地)로 유구가 확인된 유일한 장소로 전해진다. 이곳에 출토된 유물은 제사와 관련 고급 기송과 다수의 기와 편들은 통일신라, 고려시대, 조선시대의 유물로서 국가에서 제사 지낸 곳으로 제악(건물)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점심식사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하산길 구정봉을 향한다.(1/30)


월출산 바람재 / 영암군청 홈페이지 캡처

길을 내려가는 길은 까다롭다. 기묘하게 생긴 남근석 바위를 지나 바람재(일명 구정치)에 닿았다. 많은 인파가 다시 몰리는 억새밭 삼거리 안부다. 바람재를 지나 10여분 가다 갈림길에서 미왕재 가는 왼쪽길을 버리고 배틀굴가는 방향으로 발길을 옮겨 닿은 굴은 임란때 이 근방에 사는 여인들이 난을 피해 이곳에서 배를 짰다는 전설에서 생긴 이름, 굴의 길이는 10m로, 항상 음수(陰水)가 고여 음굴(陰窟), 음혈(陰穴)이라고도 부른다. 내부의 모습이 여성의 局部와 같은 형상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겠다. 굴은 바람재 윗쪽에 있는 南根石을 향하고 있어, 이 기묘한 자연의 조화에 월출산의 신비를 더해주고 있다. 굴에서 나와 100m 거리인 구정봉(705m)에 올랐다. 9개의 웅덩이가 바위주변에 패여 있다.

천황봉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 빼어난 조망과 위용을 자랑하듯 우뚝 솟은 거대한 바위 봉은 월출산의 명소로 자리 한 지 오래다. 아래로 내려와 용암사지에 삼층석탑 국보 144호로 지정된 마애여래좌상을 보기 위한 걸음이 바빠졌다. 급경사길로 20여 분 내려가 본 마애불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국보로 벼랑아래 큰 바위에 새겨져 있다. 얼굴이 원만하고 몸길이는 6m, 무릅폭 4m, 어깨폭의 길이는 2.5m로 그 크기가 웅장하고 정교하다. 오른손 옆에 8.6cm의 협시 보살이 있어 더욱 이채로움을 엿볼수 있다. 왔던 길을 되돌아와 삼거리 헬기장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천황봉에서 하산을 시작하여 배틀굴 구정봉, 마애불을 구경하다보니 2시간이 소요되었다.(3/30))

은빛 물결이 춤추고 광활한 평원을 이룬 미왕재를 향했다. 탁트인 능선길을 쏜살같이 달렸다. 넓은 억새밭은 온통 은빛으로 미왕재를 덮었다. 가느다란 여인의 허리처럼 나르는 몸매에 모두가 매료된다. 이곳 억새밭은 전에는 숲을 이룬 곳이 었으나 산불로 인해 나무가 모두 불타 그 자리에 억새가 군락을 이룬연유로“ 억새밭”이란 애칭을 가졌다. 천황산 바위, 구름다리, 미왕재 억새밭이 월출산의 상징적인 명소라 하겠다. 여기서 무위사 가는 갈림길이 있으나 통제 되어 산행을 할 수 없다. 은빛물결에 포로되어 억새밭에서 한참 딩굴다 마지막 하산지인 도갑사를 총총걸음으로 가야만했다.(4/30)

서쪽으로 해가 기울기 시작한다. 나무계단을 밟고 계속 내리막을갔다. 바위산이라 모든 길이 돌길이라서 속도를 낼 수 없는 것이 월출산의 산길이다. 도갑사가 가까워지면서 만난 용수폭포는 이무기가 용이 되어 승천하였다는 전설이 있고 길이는 명주실 한꾸러미가다 들어 갔다고 한다.

지금은 수심이 약 2m정도이고 수폭은 5m로, 계곡은 사시사철 맑은 물이 쏟아져 흐르고 주위는 온통 단풍으로 산사의 정취를 한층 더해준다. 도갑사에 들러 참배했다. 통일신라말 도선국사에 의해 창건되어 고려말에 중흥된 대가람으로 해탈문(국보제50호), 도갑사 석조여래좌상(보물 89호), 도선 수미비,(도선과 수미고승을 추모하는 비) 수미왕사비, 도갑사 5층 석탑, 석조, 석장생등 많은 문화재와 사지 등을 돌아보고 주차장에 도착, 월출산 산행을 마감하게 된다. 전설이살아숨쉬고 봉봉마다 저마다의 의미를 간직하고 있는 제2 금강산이라 불리는 수많은 바위군의 월출산을 뒤로 두고 명산의 정기를 그대로 가슴에 담아 월출산을 떠나야만 했다. (6시)

교통편 : 영암과 강진에서 천황사와 도갑사행 버스가 수시로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편리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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