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식의 다시 본 명산] 바위와 노송이 어울린 절경의 쉼터, 도락산(道樂山) | 뉴스로

[김창식의 다시 본 명산] 바위와 노송이 어울린 절경의 쉼터, 도락산(道樂山)

도락산은 경북과 충북의 도 경계선인 소백산국립공원과 연접한 산으로 월악산 국립공원 끝 머리에 있으며 단양 8경 중, 상·중·하선암과 사인암 등 4개의 절경이 인접해 있어 관광을 겸한 산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깨달음을 얻는 데는 나름대로 길이 있어야 하고 거기에는 즐거움이 뒤따라야 한다.’라는 뜻으로 우암 송시열 선생이 이름을 지었다고 하며 산행의 기점이 되는 곳은 해발 300m에 이르는 상선암 휴게소 일대이다.

단양에 있는 산은 거의가 석회암인데 명산 도락산은 화강암으로 형성되어 있다. 산이 아름답고 단양천 죽령천의 맑은 물과 소백산의 비로봉, 신선봉, 국망봉, 죽령고개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이곳을 옛날에 수보처(守保處)라고 불렀는지 모른다. 사방을 관측하기가 아주 편리하며 기암절벽과 수많은 바위봉으로 자리한다.

4경 중 상선암은 삼선구곡의 마지막 절승지로 주위에 경천벽, 와룡암, 일사대, 명경담 등 수많은 명소가 자리하고 있으며, 도락산을 오르는 산행길엔 작은 선바위, 큰 선바위, 범바위, 홈바위 등이 등산로를 에워싸고 있다. 특히 도락산 고스락 쪽에 있는 홈 바위는 300여명이 앉아서 놀 수 있는 큰 바위로 옛 사람들이 옥으로 수를 놓은 것 같이 아름답다 하여 시로 남기기도 했다.

– 독락산성(獨樂山城)
확실치는 않으나 신라시대에 축성된 독락산성은 둘레가 10여 정에 달하고 성벽은 2개의 계곡을 횡단한 석축으로 수천 명이 운집할 수 있는 성터의 피난처로 사용되었다고 하며 지금은 산상봉(山上峰)에 광덕암이 자리 잡고 있다.

『전국 유적 총람』에는 단양 동남 방향에 있는 성으로 서, 남, 북쪽은 몹시 험하고 동쪽만이 사다리가 만들어져 있지만 성의 돌들이 이 곳 저 곳에 흩어져 있다. 길이는 약 500m 정도이며 대부분이 붕괴되어 일부만 잔존하고 옛날의 읍지(邑地)였다고 한다. 또한 당시 수보처(守保處)로 현재의 검문소 역할을 한 곳으로 군사 요충지였다. 단성면 서남쪽 13km 지점 도락산에 위치하고 있으며 도락산성 석문 밑에 있는 샘은 위장병 치유에 좋다 하여 천수천락수라 전해오고 있고 광덕암 북쪽은 높은 산성이고 서남의 층암 절벽이 마치 병풍을 두른 듯 펼쳐져 있다.

산성을 오르는 길은 국립공원 매표소 입구에서 성(城)골로 4km이며 소요시간은 2시간여 걸린다.

-절(寺)골의 전설
내궁기의 전설에 얽힌 짚신 할아버지의 풍수지리설은 고려 마지막 임금 공민왕이 어지러운 정국에서 한때 난을 피하려 평복으로 변장하고 도락산을 지나다 날이 저물어 내궁기동(지금의 별천리) 절(寺)골에서 가난하게 사는 짚신 할아버지의 집에 들렀다.

이곳이 궁터가 된다는 풍수지리설에 감동한 공민왕이 하루를 유하고 갔는데 그 후 절골이 궁기동 내궁기, 외궁기가 되었다. 지금도 도락산을 등산하거나 하산하는 길에 내궁기동에서 왕이 묵어간 집을 물으면 주민들이 안내해 준다. 행궁이 된 이 집은 그 후 짚신 할아버지가 아무리 가난해도 왕의 마음으로 남은 여생을 보냈다고 한다. 이 곳 주변에는 기차바위, 사모바위, 쪽두바위, 병풍바위 등 아직도 이름을 못 붙인 바위들이 주위를 감싸고 있다.

이른 아침 부산에서 출발하여 가을 향기 가슴에 담아 단양천 맑은물이 흐르는 계곡 따라 월악산 국립공원에 도착했다.(12/10)

상선암 휴게소에서 단양천에 놓은 상금교 다리를 건너 가산2리 마을에서 왼쪽 시멘트 길을 가다 지산농장을 거쳐 상선사(上仙寺)에 도착했다.(12/25) 삼배를 마치고 오른쪽으로 뻗은 산기슭의 등산로를 따라 산행에 들어갔다.

따가운 햇빛은 피할 수가 있지만 바람은 한 점도 없다. 숲을 헤치고 돌길로 올라가는 경사는 대단히 가파르다. 산줄기를 따라가면 수 많은 계단과 철다리와 사다리 그리고 안전 철책이 연이어져 있고, 길은 조금도 안심할 수 없는 돌길이라 무척 힘이 든다.

군데군데 노송이 쉼터를 만들어 주고 있는 곳에 힘들어하는 등산객들이 앉아 쉬고 있고, 산행을 포기한 사람도 가끔 보인다. 등산화와 양말까지 벗은 채 노송에 기대어 비오듯 흐르는 땀을 식히는 사람도 있다. 자신과의 싸움에 지친 모습이다. 1시간여 올라갔을 무렵 소나무와 바위가 함께 어울린 전망대에 도착했다.(1/15)

(사진설명: 도락산 / 하온뫼사 홈페이지 캡쳐)

나란히 마주보고 있는 노송 2그루 중 하나는 고사목이 되었고, 한 그루만이 외로이 서서 짝을 잃은 외기러기처럼 쓸쓸해 보인다. 이곳에서 10여 분 줄다리를 잡고 비탈 오르막길을 번갈아가며 나무계단을 올라갔다. 앞이 확 트인 고갯마루 상선상봉(일명 제봉 818m)에 서면 새로운 웅장한 모습들이 도락산의 줄기마냥 조망된다.

힘겹게 올라온 상봉에서 사방으로 눈을 돌리면 오른쪽 깊은 골을 따라 이어진 능선마다 바위가 칼날처럼 깎아지른 절벽을 중심으로 층층으로 서 있는 모습이 감탄을 자아낸다.

왼쪽골 능선은 사자가 움츠리고 앉아 위엄을 토하는 위풍당당한 모습이다. 제봉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큰 노송 한 그루가 남북으로 길게 뻗어 의자를 만들어 주는가 하면, 모진 세풍에 시달려 뿌리째 뽑혀 등산로를 가로질러 있어 밑으로 기어가게 하는 기막힌 사연을 가진 노송도 있다.

쉴 새 없이 줄 달음 치면서 오르고 내리고 하다 경관이 좋은 제봉과 형봉을 거쳐 삼거리 안부에 왔다. 이정표가 방향을 잡아준다.(오후2/30, 소요시간 2시간), 오른쪽은 채운봉과 선바위로 가는 길이고 바로 가는 길이 고스락인데 30분 걸린다. 오랜만에 모습을 나타낸 동호인이 심한 근육통을 일으켜 주위의 도움을 받으며 사력을 다해 이곳까지 왔으나 더 이상 갈 수 없어 고스락으로 가는 길을 포기하고 주저앉았다. 다시 돌아오는 고개길이라 다른 동호인 한 명과 함께 남겨 두고 이곳을 떠났다.


(사진설명: 도락산 / 하온뫼사 홈페이지 캡쳐)

신선봉(914m)에 올랐다. 널따란 암반에 직경 1미터 정도의 웅덩이처럼 파여 있다. 숫처녀가 물을 떠내면 바로 소나기가 쏟아져서 물을 다시 채운다는 전설이 있는 웅덩이다. 도락산에서 제일 좋은 전망대로서 황정산, 수리봉, 적성산, 문수봉, 용두산 등이 펼쳐져 한눈에 볼 수 있다. 남쪽으로 엄청난 낭떠러지를 이루고 있는 넓적한 너럭바 위로 600㎡가 넘을 것 같고 신선이 노닐었다는 이곳은 뒤로 노송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멋진 풍광을 볼 수 있는 절승지라 하겠다. 조망을 끝내고 봉에서 내려와 삼거리와 홈 바위를 지나 고스락(964m)에 도착했다.(3시) 도락산 고스락까지 오르는 힘든 바윗길은 사다리를 오르내리는가 하면 밧줄을 타고 계단도 한 걸음 한 걸음씩 올라가야 하는 묘미를 맛보게 된다. 이것이 자기 극복을 확인하고 자기 능력을 인정받는 과정이라 생각하면 그 즐거움은, 자신을 재 생산하는 기쁨으로 가슴이 뿌듯해진다.

고스락은 흙봉우리이고 돌탑과 이정표가 있으나 사방이 나무로 가려져 볼품은 별로 없다. 잠시 머물러 숨을 돌리고 난 후 고스락을 뒤로 하고 다시 온 길을 뒤돌아 거대한 홈 바위에 도착했다.(3/15)

이 곳 홈 바위는 거대한 하나의 바위로 형성되어 300여 명이 앉아 놀 수 있다는 꼭대기 반석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면 절벽 낭떠러지가 등골이 오싹해지며 소름이 끼칠 정도로 아찔하다. 암벽에는 분재같은 낙락장송이 아슬아슬하게 버티면서 자신과 싸우는 모습은 인내의 한계를 넘는 도락산의 상징이라 하겠다.

멀리 소백산과 능선길이 훤하게 보이고 단양천을 에워싼 수많은 산들은 파노라마를 이룬다. 전설로 이름난 내궁기와 궁터골이 손바닥 보듯 한눈에 보이고, 우람하게 우뚝 선 채운봉(864m)이 가슴에와 닿는다. 병풍을 이룬 암벽군이 이 곳 저 곳에서 자신의 용태를 자랑하는 모습은 황홀함을 뛰어넘는다.

(사진설명: 도락산 정상 / 블로그 캡쳐)

홈바위를 뒤로 두고(3/46), 신선봉을 지나 삼거리 안부에서 좌측의 채운봉 가는 길로 하산코스를 잡았다. 30분이 소요되는 채운봉은 가파르게 오르는 철다리와 줄을 타는 스릴, 그리고 깊은 낭떠러지와 골짜기들이, 남아있는 힘마저 빼게 한다. 칼바위 능선길은 바위산의 한단면을 보여준다.

채운봉을 지나 또 앞을 가로막는 검봉이 나타난다. 봉우리를 넘고 넘어 조망을 즐기면서 검봉을 지나 범바위에 도착(4/36), 잠시 휴식을 취했다. 채운봉에서 검봉과 범바위를 오르내리는 능선길은 푸르고 울창한 나무와 석양빛에 비친 동호인들의 등산복이 함께 아우러져 만추의 단풍잎 같이 참으로 멋지고 아름답다. 또한 능선길을 가로막는 바윗돌은 각양각색의 모양을 지니는가 하면 양근석처럼 뾰족한 바위들도 군데군데 있어 눈길을 끈다.

우측으로 시민골의 깊은 골을 낀 하산길은 내리막길이다. 웅장한 큰 선바위와 작은 선바위를 지나 시민골에서 발원되는 맑은 물이 흐르는 계류를 만났다. 철다리를 건너면 초소가 나오고 산비탈에 일궈 놓은 콩밭이 보인다. 풀벌레 소리가 요란하게 울어대는 마을 입구에 도착했다.(원점회귀, 5/25)

도락산은 아기자기한 바위군으로 이루어진 단양의 보배로운 명산이며 국립공원답게 안전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고 단양천의 맑은 물이 이 산과 함께 오랫동안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오늘 고된 산행을 이기고 승리한 동호인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내게 된다.

교통편: 단양 시내버스 터미널에서 벌천리행 버스를 이용. 상선암 휴게소에서 하차한다.(1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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