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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화의 감성톡] 대화의 시작을 긍정적인 언어로 하는 사람

직업상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편안하게 말이 술술 나오고 기분이 좋아지는 대화 상대가 있습니다. 반면에 대화가 이어지지 못하고 뭔가 말이 뚝뚝 끊어지는 느낌이 드는 상대도 있지요.

몇 년 전 스포츠 중계 캐스터로 일할 때 있었던 일입니다. 그 때 저는 두 명의 해설위원과 번갈아 가며 각각 방송을 진행했는데요. A해설위원과는 방송이 끝나고 나면 항상 “아~오늘 녹화 잘 끝났다. “하며 뿌듯한 기분으로 마무리가 됐습니다. 그런데 B해설위원과의 방송 후에는 기분이 찝찝하고 방송에서 실수를 많이 한 것 같은 부정적인 느낌이 드는 것이었습니다.

그 원인에 대해 궁금해하던 어느 날, 제가 진행한 중계의 재방송을 우연히 보다가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 해당종목의 중계가 처음이었던 저는 아무래도 전문적인 지식이 다소 부족한 상태였는데요. A해설위원은 제가 멘트를 하면 늘 “맞습니다. “ 또는 “그렇죠.” 등 긍정어로 말을 받아주고 해당 상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반면 B해설위원은 “그게 아니라” 또는 “아니죠.”라고 항상 제가 한 말에 반박하듯이 제 말을 끊고 다음 멘트를 이어가셨던 거였죠. 그러다 보니 저는 점점 제가 하는 말에 자신이 없어지고 “이번에도 또 틀렸다고 하시면 어쩌지?”하는 생각에 방송 내내 전전긍긍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아론슨과 린다는 단어의 온도에 대해 연구를 진행했는데요. 앞 단어의 온도가 바뀌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의 인상이 완전히 달라져버린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누군가와 대화할 때 대화의 시작에 ‘부정어’를 쓰면 무의식 중에 상대를 긴장하게 만들고 사람에 대한 이미지도 부정적으로 비춰집니다. 우리의 주변에도 대화를 늘 부정어로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바로 그런 경우에 대화가 기분 좋게 이어지지 못하고 대화 사이에 공백이 자꾸 생기게 되는데요. 내가 하는 말마다 반박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니 긴장이 되고 기분이 상해 계속 대화를 이어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드는 것입니다.

일부러 비호감을 주려고 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말하는 방법 때문에 상대에게 나도 모르게 비호감을 주는 사람은 존재합니다. 그리고 부정어로 문장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습관’인 경우가 많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향이 짙습니다.

오늘 나 스스로의 대화 습관을 한 번 되돌아보는 건 어떨까요? 여러분은 대화의 시작을 긍정적인 언어로 하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부정적인 언어로 하는 사람인가요? 이 물음에 대한 답변을 떠올려보는 것 만으로도 긍정적인 대화를 시작할 준비가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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