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식의 다시본 명산] 동해안의 4대 명승지 두타산, 청옥산 | 뉴스로

[김창식의 다시본 명산] 동해안의 4대 명승지 두타산, 청옥산

동해시와 삼척시에 위치한 두타, 청옥산이 품고 있는 무릉계곡(武陵溪谷)은 빼어난 계곡과 수려한 경관에다 조망이 한데 어울린 절승을 두고, 중국의 무릉도원의 선경과 같다 하여 삼척부사 김승휴가 고려 충열왕때 이곳에서 은둔생활을 하면서 붙인 이름이라는 설이 있다.

19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되었고 동해안의 4대명승지(설악산, 천불동계곡, 내연산, 보경사 계곡, 오대산 청학동(소금강) 계곡이 각광받고 있다. 4계절 산악인은 물론 관광객이 몰려 발디딜 틈이 없어 계곡이 몸살을 앓고 있을 정도면 짐작이 가는 대목이라 하겠다.

계곡이 깊고 깊어 궁예시대부터 새 세상의 꿈을 꾸던 사람이 숨어 시기를 기다렸다고 전하며, 병참기지를 둔 인민군이 6·25때는 미공군에 의해 폭격을 받은 아픔의 상처가 있는 곳이다. 임란 때는 난공불락의 요새인 두타산성과, 절경인 쌍폭포, 용추폭포, 산성 12폭포, 암반류와 담과 소, 수를 헤아릴 수 없고 절경에 감탄한 시인 묵객들이 무릉반석에 새긴 글들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선명하다. 특히 조선 선조 명필가인 양봉래의 ‘무릉선원 중대천석 두타 동천(武陵仙院 中台泉石 頭陀洞天)’이라 음각된 글귀가 시선을 끈다.

무릉계곡 초입에는 신라 선덕여왕 11년(642), 자장율사가 흑연대 (黑蓮臺)의 후신으로 세운 삼화사(三和寺)에 삼층석탑과 철불, 20척 높이의 금동여래불상 등이 있다. 탐방로는 여러 곳이 있어 2 산을 중 심으로 곳곳을 답사하려면 1주일 정도가 걸린다.

두타, 청옥산은 산, 계곡, 바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3박자를 갖춘산으로, 백두대간이 설악, 오대산으로 뻗어내려 오다가 나란히 솟구쳐 오른 중추적 역할을 하는 대간 등뼈로 동서로 6km의 거리를 두고 멋진 산세를 자랑한다.

두 산을 종주하기 위해 무박으로 버스에서 새우잠을 설치며 어둠을 뚫고 새벽 2시 30분, 댓재(850m)에 도착했다.

두타산을 오르는 길목으로 산로가 완만하여 무난히 오를 수 있는 코스라 하겠다. 지천을 분간하기 어려운 댓재 휴게소는 민박집(식당 매 점)이 불을 밝혔을 뿐, 어둠이 깔린 적막으로 산로는 두 길로 나누어 져, 산신각에서 오르는 길과 잔디공원에서 오르는 길이 있다. 후자를 택했다. 삼라만상이 곤히 잠든 새벽(3/10)의 적막 속을 손전등을 켜 고 시작되는 등정길, 골짜기를 누비며 반딧불처럼 여기저기 날아가 는 모습이다. 통골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새벽을 깨운다. 짙 은 운무는 어두운 시야를 가리는데 한몫 보탠다. 꼬박 뜬 눈으로 잠을 설치며 원거리 여정길에다 누적된 피로로 몸도 풀리지 않아 무척 이나 힘든데다, 어지러움 마저 심신을 괴롭히는 등 한바탕 땀을 쏟아 내고 나니 홀가분한 기분을 맛보게 된다.

잘 다듬어진 백두대간길은 이정표가 방향을 가리키고, 노송과 거목들 사이 능선길을 어둠을 뚫고 걷다보니 어느새 새벽이 자취를 감 추고 푸른 숲 속을 걷는 내 모습을 보게 된다. 산죽골이라고도 하는 통골 길섭에는 온통 산이 열병을 취하고 키를 넘는 그 사이 밑으로 허리와 고개를 숙여 걸어야 하는 수많은 반복을 하며 통골목이 재에 닿았다.(4/30) 댓재에서 두타산 중간 지점이다.잠시 숨을 거두고 다 시 오른다. 이 곳부터는 오르막길이다.

잠시 되돌아보니 산의 형태를 엿볼 수 있을 만큼 날이 밝아온다.

전신을 씻어내는 땀이 구석구석을 세척하고 장딴지가 뻐근해지는 급경사 오름길의 연속으로, 힘든 고비를 넘고 나니 완만한 비탈 능선 길이 이어져 거친 숨을 고를 수 있게 된다. 그마저 잠시, 다시 고개길을 한참 치올라 능선길을 밟아 오르자 넓은 공간에 헬기장이 있고 가운데 무덤1기가 있는 두타산 산정에 올랐다.(5/53,6.1km2시간 43분 소요)

두타산이란 이름의 유래는 정처없이 떠돌면서 갖가지 괴로움을 무릅쓰고 도를 닦는다는 인도의 범어에서 따왔다고 한다. 조망이 압 권인 산정은, 짙은 운무가 시야를 가려 직선으로 보이는 청옥산 산정을 비롯한 뫼줄기 마저 운무가 삼켜 버렸고 동해 바다도 볼 수 없는 아 쉬움이 남는다. 쉬움산과 두타산성, 구룡골, 갈림길이 열려있는 넓은 산정의 공간에서 준비해 온 주먹밥으로 아침을 먹게 된다. 허기진 배를 채우고 나니 배고픔과 기진맥진된 몸도 30분 가까운 휴식으로 다시 활기를 되찾아 7.5km거리에 있는 청옥산으로 향한다.(6/17)

빽빽이 들어선 내리막 숲길을 로프에 의지하며 능선길을 타고 넘으며 오르락 내리락 몇 번의 반복 끝에 박달령에 닿았다.(7/25)

능선상의 주변은 온통 참나무 거목들이 하늘을 덮고 특히 아름드리 적송들이 도열하듯 산맥을 애워싼 기상이 하늘로 치솟아 기풍이 대단하다. 박달령은 산꾼들이 잠시 쉬었다 가는 갈림목 산마루 고개 숨터다. 우측길은 박달골로 빠져 박달폭포를 거쳐 무릉계곡(8km)으로 내려서는 하산길로, 무척 까다롭고 힘든 코스로 약 3시간 가까이 소요된다.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청옥산을 오른다. 지천을 분간키 어려울 정도로 빽빽이 들어선 수림이 하늘을 덮어 밀림속을 헤치는 기분이다. 박달령을 넘어 문바위를 지나 왼쪽 사면길을 거슬러 올라 지능선을 타고 가파른 고지를 오르고 또 올라 산정에 닿자 시야를 덮 은 운무도 햇볕이 고개를 뚫어 청명하게 하늘을 벗겼다.(8/20)

청옥산(1,403.7m)은 두타산보다 51m더 높고 산정에는 나무는 없고 초지들만 가득찬 넓은 평지로 조망은 그리 좋지 않다. 남쪽 50m지점에 좋은 찬물샘이 있어 산꾼들이 요긴하게 사용한다. 아침햇살 받으며 찬물샘에서 속이 후련할 정도로 물을 마시고 헬기장이 있는 넓은 공간 산정에서 40여 분의 휴식으로 몸을 틀고 학등으로 하산길을 잡았다.(9/4)

산정에서 갈림길이 연칠성령으로 거처 고적대를 넘어 하산 길과 연칠성령에서 칠성폭포를 지나 무릉계곡으로 가는 하산길도 열려있으며 전망과 풍경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특히 고적대에 서게 되면 멀리 시야로 펼쳐지는 산맥들을 손바닥 보듯 볼 수 있는 전망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 넋에 빠져 내지르는 환호성이 산청을 메아리 친다.

청옥산에서 잡은 하산 길, 학등은 급경사에다 바위 돌길이 무척이 나 신경을 곤두세우게 한다. 40여 분의 각고 끝에 급경사를 지나 능 선길을 타게 된다. 아침 햇살을 담뿍 안고 곳곳에 뿌리내려 윤기 흐르는 수 백년된 아름드리 소나무 숲을 뚫고 기이한 바위틈 사이로 들어갔다 빠지는 숨박꼭질을 반복하게 되고 자연에 묻히는 고사목의 앙상한 나목의 뼈대도 아름답게 조각하여 선보이고 있다. 군데군데 남근석의 기묘한 바위를 보게 되면 생기가 나고 활기가 넘치는데 나 만의 기분은 아닐 것이다.

멀리 바라보이는 거대한 기망절벽사이의 골짜기에 형성되어 흐르는 12폭포 물줄기와, 뿌리박힌 층층으로 이어진 바위 군상들과 무릉계곡 일원의 산세를 한눈에 바라보며 학등 입구 계곡에 내려졌다. (11/36, 청옥산에서 2시간 32분 소요)

험한 길목과 바윗길을 지나 비탈사면으로 상류의 무릉계곡의 옥 수가 나래펴는 물줄기를 보며 문간재에 올라 우측길 신선봉에 올랐다. 봉에서 내려다보면 거센 폭포의 물줄기와 번개바위, 병풍암등이 어우러져 별유천을 이루고 있고 특히 남근석은 조각가가 다듬어도 이렇게 멋지게 조각할 수 있을까 하는 감탄과 묘한 기분은 목구멍으로 삼켜야만 했다. 봉에서 문간재를 내려와 계류를 건너 쌍폭포와 용 추폭포의 장관을 보게 된다. 무릉계곡이 안고있는 절경의 폭포라 하겠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관광객과 등산객이 어우러져 인산인해를 이뤄 발 디딜 틈없이 북새통을 이룬다. 아래로 내려와 넓은 산책로 따라 수림이 하늘을 덮은 계곡따라 오다 금란정(金蘭亭)을 만나게 된다. 이 고장 선비들이 모여 만든 금란계(契)란 모임의 참뜻을 기리기 위한 정자라 하겠다. 아래로 내려와 만난 수 백명이 앉아 쉴 수 있는 암반인 무릉반석(武陵磐石)에는 물놀이 관광객과 유아들이 반석을 덮고 앉았고 맑은 물이 지칠 줄 모르고 흐르는 모습을 보노라면 우리의 강산이 이렇게 아름다운가 하고 감탄하게 된다.

때묻은 속정은 이곳에 남겨두고 삼화사(三和寺)를 거쳐 주차장에 닿았다. (2시, 산행시간 10시간) 절경에 취해 구경하는 시간이 많이 할애 되었다.

교통편: 부산 노포동-삼척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댓재, 1일 3회(07:30, 13:30, 16:30) 부산 노포동-삼척 시외버스 터미널-무릉계곡 삼화동 가는 버스 이용(수시로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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