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식의 다시본 명산] 월악산, 바위봉을 이룬 전시장은 가을 불꽃이 하늘을 쏜다 | 뉴스로

[김창식의 다시본 명산] 월악산, 바위봉을 이룬 전시장은 가을 불꽃이 하늘을 쏜다

월악산(月岳山)은 한반도 중부의 기암봉 전시장을 이룬 바위 공원이다.

1984년 12월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5번째로 넓은 공원이다. 284.5㎢의 면적에다 아름다운 경관과 1,000m 고봉들이 영봉(靈峰)을 중심으로 국립공원 속에 포함된 바위산이, 영봉보다 높은 산봉들로 군웅할거하고 있다.

충주 호반과 어우러져 사계절 관광지로 각광 받고 있으며 150여 m의 기암단애(奇岩斷崖)가 맹호처럼 웅장하게 치솟아 예로부터 영산이라 불리어졌다. 동서로 송계계곡(송계8경:월악영봉, 월광폭포, 자연대, 수경대, 학소대, 망폭대, 와룡대, 팔랑소)과 용하계곡의 옥수와 넓은 암반과 폭포가 절경을 이루며 겨울에는 특히 눈이 많이 오는 산으로도 유명하다. 신라시대는 月兄山이라 불리다가 그 후 연대는 알수 없으나 월악산으로 개칭되어 오늘에 이른다. 산정인 영봉은 일명 국사봉이라고도 부른다.

월악산 북바윗산 / 월악산국립공원 홈페이지 캡처

단양 8경 중 6경(옥순봉, 구담봉, 하선암, 중선암, 상선암, 사인암)이 공원 내 속해 있고 마의태자와 덕주공주의 이야기가 얽힌 미륵사지의 석불입상과 덕주사 마애불을 비록한 수많은 문화재가 산자락에 산재 해 있어 중부권 최고의 관광지라 해도 손색이 없다.

월악산 등정길은 여러 곳이 열려 있으나 가장 산정에 오르기 가까운 곳이 동창매표소에서 산행기점을 잡아 영봉에 올랐다가 하산은 덕주사로 하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로 되어 있다.


월악산 영봉 / 월악산국립공원 홈페이지 캡처

조망과 풍경을 본다면 덕주사에서 기점으로 영봉에 올랐다가 힘든 코스지만 등산 경력에 따라 중봉, 하봉을 거쳐 보덕암으로 하산하면 암릉으로 펼쳐진 풍치를 만끽할 수 있다. 동창 매표소(10/30)에서 시작한 등정길은 산정까지 4.3km이다. 가을 단풍이 산야를 수 놓고 가지가지마다 스스로의 자태를 뽐내며 가을 잔치에 함께 어울려 따라간 산로는 완만하고 사방엔 볼거리가 많다.

동창교를 지나 가을의 만가를 불러주는 곳을 따라 힘겹게 오른 능선길(640m) 월광폭포 삼거리다. 우쪽은 월광폭포가는 길이지만 휴식년 제로 통제된 곳이다. 한시간 걷고나니 몸이 풀려 여정에 시달린 고달픔도 잊게 되고 몸과 마음이 한층 가벼워진다. 소나무숲을 이룬이 곳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이 곳부터 본격적으로 가파른 길을 오르게 된다. 힘겨운 한 코스를 지나는 동안 좌우에 황금빛으로 물든 오색풍의 장관에 절로 탄성이 나온다. 군데군데 끼어있는 고사목은 벌거벗은 여인상으로 또다른 멋진 풍경을 보여 준다.

두 번째 닿은 능선길은 초소가 있는 갈림길로 우측은 덕주사로 가는 길목이다(동창교에서 2.4km 지점). 좌측을 돌아 오솔길로 향한다. 경사가 한결 순하고 사방으로 확 트인 주능선길은 하늘금 그은 수많은 산맥들이 속속 시야에 들어오고 낙엽송이 하늘과 겨루는 모습을 보게 된다. 막힌 가슴이 확 뚫린다. 능선이 끝나면서 고개를 들어 높이 150m의 수직절벽위에 영봉이 하늘을 보고 치솟아 있음을 엿 볼 수 있다.(이곳까지 3시간) 우측 사면길을 돌아서 영봉을 오르게 된다. 영봉을 오르는 길은 바위봉으로 형성되어 철계단으로 지그재그로 올라가야 했고 많은 에너지를 이곳에서 발산하게 된다. 가장지루하고 힘든 난 코스라 하겠다.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철계단 길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이윽고 오른 산정은(1,097m) 참으로 아름다움이다. 사람마다 걷는 속도가 다르지만 주위경관을 보느라 산정 도착시간이 무려 4시간 소요되었다. 영봉은 송계8경 중 하나로 웅혼(雄渾) 장대(長大)한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뤄 남성적 기상을 품고 있다.

영봉과 더불어 중봉, 하봉 등의 기암으로 형성된 암벽은 높이 150m 둘레 4km로 산허리를 감도는 운무와 가을단풍이 인간사 잊으라 혼을 앗아간다. 멀리 소백산 비로봉을 비롯하여 남쪽으로 만수봉, 포함산, 주흘산, 대미산, 황장산 등 기봉들이 사방을 병풍으로 둘러쳐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 눈 아래 펼쳐진다.


월악산 만수봉 가을단풍 / 월악산국립공원 홈페이지 캡처

아슬아슬한 수직 절벽위의 산정에서 조망을 끝내고 초만원을 이룬 산꾼들을 뒤로 하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하산길에 접었다. 40여분의 하산으로 초소가 있는 삼거리 도착, 우측 동창교 길을 버리고 직진하여 헬기장을 거쳐 960봉과 마애불을 향했다. 굵은 참나무들이 촘촘이 늘어선 포근한 숲길이다. 960봉을 지나자 연이어진 쇠사다리길이 800m구간에 걸쳐있고 쇠나리길 중간에는 쉼터가 있어 가뿐 숨을 돌리게 된다. 아래로는 천야만야한 절벽이다. 노송이 그늘진 곳은 멋진 쉼터로 조망을 즐길 수 있어 뭇 산꾼들은 월악의 풍경에 환호를 질러댄다. 험한 바윗길이지만 절경에 묻혀 지루한 쇠계단을 오르내리며 닿은 덕주사 마애불은, 계곡 중턱의 높직한 2단 석축위에 커다란 암벽 면에 돋을 새김으로 그 모습을 보여준다.

높이가 13m로 보물 제406호로 지정되어있다. 옥수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스님의 목탁소리를 뒤로 한 채 하산길을 재촉하여 마지막 쇠다리를 건너 닿은 덕주사 관음전 앞에는, 자세한 설명을 적은 안내판과 함께 크기로 1m 남짓한 3개의 남근석이 세워져 지나는 사람마다 눈길이 집중되어 잠시 발길을 멈추게 된다.

월악산의 음기가 워낙 강하여 음양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세운 것이라 한다. 풍우에 닳은 것으로 보아 오래전에 새겨진 것 임을 짐작케 한다. 덕주사는 통일신라시대 경순왕 때 마이태자 누이 덕주공주가 망국의 한을 지닌 채 이곳에 와 창건했다고 전한다. 덕주사를 중심으로 덕주산성 등 덕주골의 유적들은 주로 신라 덕주공주와 연관이 깊다 하겠다.

복원된 덕주산성과 성문(동문)을 끝으로 월악산의 답사를 마치게된다.(영봉에서 덕주사까지 2/20) 돌아본 월악산은 바위로 이루어진 절경으로 속세에 지친 길손에게 언제나 마음의 창을 열어준다. 수많은 산봉들의 경관과 기암괴석의 전시장을 이룬 이곳은 진정 한반도 중부권에서는 으뜸의 관광지로 손색이 없다. 특히 천연기념물 217호인 산양을 1994년-1998년 사이 인공증식하여 방사한 6마리가(3쌍) 영봉 근처에 바위를 배경으로 살고 있고 그들이 잉태한 새끼도 몇 마리가 된다고 한다. 국립공원 관리공단에서 산양을 관리보호하고 있으니 그들에게는 별유천이 아니던가!

교통편: 충주 역전에서 덕주사(송계계곡)까지 1시간 간격으로 운행(민박 송계리에서 민박집과 먹거리 별미도 많아 쉬어가는 일정도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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