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식의 다시 본 명산] 기암으로 쌓아올려 구름 위에 솟은 ‘속리산 묘봉’ | 뉴스로

[김창식의 다시 본 명산] 기암으로 쌓아올려 구름 위에 솟은 ‘속리산 묘봉’

충북의 명산 속리산을 찾았다. 속세를 떠났다는 뜻으로 속리(俗離)라 붙여진 속리산은 바위산으로 험준하면서도 수려한 산세가 아름답고 1970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명산이라 하겠다.

크게 나누면 국립공원 속리산은 충북 보은, 화양구곡(華陽九曲),선유동구곡(仙遊洞九曲), 쌍곡구곡(雙谷九曲) 등 3九曲은 충북 괴산,문장대(文藏台), 견훤산성(甄萱山城)은 경북 상주에 속한다. 3개 지역은 독립된 자연보존 지구로 283㎢의 광대한 면적을 차지하여 국립공원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수많은 기봉들이 알카리 황강암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山內에는 內石門과 더불어 8개의 石門과 문장대 등 8개의 대(台)가 있다. 최고봉인 천왕봉을 비롯하여 등 8개의 봉으로 산맥을 이루고 산이름 또한 구봉산 등 8개를 가져 8자와 깊은 인연을 가진 것 같다.

명승지로는 법주사(33m높이의 청동미륵불상과 불상 밑에 108평의 박물관과 국보 3점, 보물 2점 등이 있다.)와 정이품송,(正二品松, 조선왕조 세조에게 품계를 받은 松으로 수령 600년 높이 24m, 둘레 4.5m로 천연 기념물 103호로 지정되어 있다.)


속리산 문장대 / 속리산국립공원 홈페이지 캡처

문장대,(文藏台, 속리산 제2봉으로 큰 바위들을 포개어 놓은 위에 또 하나의 둥글고 납작한 바위를 올려놓은 듯한 신묘한 암봉으로 세조와의 인연에서 지어진 이름으로 3번 오르면 극락에 갈 수 있다는 전설이 있다) 그리고 견원산성(甄萱山城, 후백제를 세운 견훤은 군사양성소로 장바위봉의 정상부를 따라 축성길이 650m, 높이 5~7m, 폭 4~6m, 1문 4망대가 있고 암벽 등 지형을 이용한 석성이 정교하고 성의 윤곽이 지금도 거의 대부분 현존하고 있다.)이 있다.

탐방로는 매주 찾아가도 1년 걸린다는 방대한 산맥의 형성으로 거미줄처럼 얽힌 여러 산행코스가 있으나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은 법주사에서 천왕봉을 거쳐 문장대에 올랐다가 경업대를 지나 법주사로 내려오는 원점 12km의 거리는 6시간이 넘게 소요된다.

이번 답사길은 상학봉(上鶴峰 834m)과 묘봉(妙峰 874m)으로, 속리산 서북방향으로 가지를 치고 암봉과 암릉으로 이어진 바위산이다. 속리산이 母山이며 가장 험난하고 힘든 위험한 곳이지만 멀리서 바라보면 9봉으로 연결된 기암괴석의 암봉은 하나의 그림처럼 그려진 멋진 풍경화를 수놓고 있다.

경북 상주시 화북면 운흥1리 서부상회 옆 주차장에서 마을회관을 지나면서 시작된다.(12/32) 마을을 벗어나 밤나무 농지를 지나 계류를 건너 오르면 넓은 묘기 2기를 보게 된다.

속리산 문장대에서 바라본 풍경 / 속리산국립공원 홈페이지 캡처

가을에 접어들면서 이별을 고하듯, 매미소리 요란스러워 귀청을 헹군다. 본격적인 산행이 이곳에서 시작된다. 후덥지근한 날씨가 온몸을 무겁게 짓누른다. 활엽수가 하늘을 이고 있는 협곡날 등으로 오르자 벌써 땀방울이 온몸에 스며든다. 한바탕 흘린 진땀의 보답으로 사지매기 산마루 고개에 닿았다.(1/12) 매미소리마저 끊겨 고요에 묻힌 산마루는 소솔바람이 더위를 식혀줘 잠시 머물다 갈림길에서 다시 좌측을 향했다. 육산의 오름길이 계속 되다 바위길이 시작되는지점에 다다르자 마당바위가 앞을 막아 좌로 돌아가다 또 다른 바위를 만나 밧줄을 잡고 올라가야만 했다. 조망이 확트인 장쾌한 푸른산맥이 시야에 들어오는 모자바위에 서서 숨을 돌린 다음 날등을 타고 내려와 갈림길을 만났다.(1/41)

우측은 신정리 가는 방향이고 직진길을 오른다. 한참 가다 다시 밧줄을 의지해 닿은 829봉은 소나무 잡나무가 한데 아우러져 주위 풍경은 푸르름에 물들어 생동감이 넘치는 풍만한 모습이다. 멀리 아스라히 보이는 수많은 산맥을 보노라면 자연 속에 묻힌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10여 분의 휴식으로 다시 활기를 얻어 밧줄을 타고 내려가 줄곧 가다 가평 이씨 묘기를 지나게 된다. 이 험준한 산악지에 묘기가 있다는 것은 모두를 놀라게 하는 대목이다. 이곳이 명당이라 안치한 것으로 생각된다. 묘기를 지나 만난 바위봉은 825봉이다. 거대한 바위 위로 힘겹게 올라가야 하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암벽을 바라만 보아도 간담을 서늘케 한다. 바위 절벽에는 습기가 끼였고 밧줄 하나를 의지해야 하는 아슬아슬한 험난한 곳이다. 바위틈 옆으로 오르는 구멍길도 있어 간신히 몸을 비틀며 올랐다. 습기 낀 바위에 온몸이 문질러져 옷이 흙투성이로 땀방울과 뒤덤벅이 돼 몸을 지치게 한다. 힘겹게 올라 되돌아보니 아득한 길이다. 큰바 위들이 즐비하여 길이 없는 틈사이로 드나들면서 만들어 낸 봉에서 내려가 석굴을 만나게 된다.

구들까지 놓인 기이한 자연 동굴이다. 꼬부라진 석문 동굴을 간신히 빠져나와 계속 암릉길을 따라가다 또다른 암봉에 올라 넓직한 바위 마당에서 숨을 돌린다.(3/14) 10여 분의 짧은 시간으로 간단히 허기를 메우고 아래로 내려와 만난 갈림길에서 직진했다.

얼마안 가 큰 집채 만한 바위가 또 앞을 막는다. 상학봉이다.(3/36)옛부터 학이 몰려와 놀았다는 유래에서 생긴 이름으로 동남북으로는 내려만 봐도 현기증이 날 것같은 아슬아슬한 수직절벽에 꼽힌 낙낙송 또한 장관이다. 목적지인 묘봉을 향한다. 상학봉에서 0.7km거리, 험난한 암릉구간으로 1시간이 소요되는 꼬부랑 바위길이다. 밧줄잡고 오르는 것이 지루할 정도로 연이어지고 험난한 곳마다 밧줄만설치되었을 뿐 그 외엔 안전시설이 전무한 상태라 초보자가 산행하기에는 힘들어 권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절묘하게 생긴 9봉우리가암릉과 암릉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괴석봉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절승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매료시킨다. 묘봉을 향한 마지막 난관암벽을 오르는데 모두가 긴장하고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고 아찔함을 느끼게 된다.

힘겹게 묘봉(妙峰)에 올랐다. 거대한 병암봉이 모두를 반기며 옆으로는 주전바위가 빨리오라 손짓한다.(4/30, 소요시간 4시간)묘한 거대한 바위봉에 어울리지 않는 산정 표시석은 조그마한 사각돌에 희미한 글이 쓰여져 초라한 모습이다. 고개를 돌려 멀리 구름넘어 산 넘어 병풍으로 둘러친 속리산의 절경과 거목으로 이어진 산맥이 아우러진 조화로운 장관을 목도하고 탄성을 접은채 하산길을 잡는다.(4/38)

주전바위가 있는 남릉을 타고 마지막 밧줄인 이곳을 빠져나오자완만한 육산길이 이어져 밧줄 잡는 고달픔도 있게 된다.

긴장과 두려움은 멀리 가고 평안의 여유 속에 가뿐한 걸음으로 활 엽수로 하늘 가린 잘룩고개“ 북가치” 삼거리에 닿자 안도의 한숨을쉬게 되 고된 산행을 마감하는 순간이라 하겠다.(4/55)

직진은 770봉을 거쳐 용화마을로 가는 하산길이 있다. 좌측으로 방향을 잡아 절골로 하산을 서둘렀다. 줄달음질쳐 가다 계곡을 만나고 숲 속으로 빠져들어 가니 시야는 온통 푸른 숲을 가린 심산유곡이다. 긴 협곡을 지나자 임도를 만난다. 우쪽으로 돌면 미사타 가는 길이다. 직진 임도를 내려가 자그마한 주차장을 만나고 다시 내려가 마음어귀에 닿자 하얀 메밀꽃이 가을을 익힌다. 온통 삼밭을 일구어 놓은 농로 따라 만난 농막 앞에 운흥2리 마을 표시석을 보게 된다.(묘봉 3.5km, 미타사 1.8km) 계속 10여 분쯤 걸었다. 운흥2리 용화에 닿으니 곳곳에 모여앉아 여정을 풀고 있는 동호인들의 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답고, 상학봉, 묘봉 그리고 암봉들이 우람한 모습으로 어깨 동무하며 안녕히 가라고 손짓하는 모습도 참으로 아름답다.(6/10)

교통편 : 청주 보은에서 – 용화행 시내버스 이용, 화평에 하차 매시 10분에 있음, 용화에서 – 보은 매시 50분에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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