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진훈 수성구청장, 오는 12일 퇴임, 대구시장 출마 | 뉴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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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진훈 수성구청장, 오는 12일 퇴임, 대구시장 출마

대구시청과 수성구청에서 30년 넘게 몸 담았던 이진훈 수성구청장이 오는 12일(월) 퇴임한다고 1일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이진훈 수성구청장은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Q. 수성구청장 재임 8년의 소회는?
A. 2010년 취임 때 ‘지금 저와 함께하는 수성구민들을 행복하게 해드리겠다’고 약속했었다. 수성구민들의 행복을 위해 밤낮없이 달려왔는데 돌이켜보면 나 역시 수성구민들과 함께하는 행복 속에 지내온 것 같아 너무나 감사하다.
24년 동안 대구시청에서 ‘일이 되도록 하는 행정’을 실천하는데 전력을 쏟았는데, 수성구청장으로 재임하면서 ‘삶을 변화시키는 정치’를 더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른 새벽 청소차를 타고 거리 청소를 하면서 만난 분들, 밤늦은 수성못 산책길에서 다정하게 인사를 나눈 분들 한분 한분의 얼굴들을 내내 잊지 못할 것 같다.

Q. 재임 기간 수성구의 변화라면?
A. 수성못을 새롭게 단장해 최고의 생태호수공원으로 만들었고, 악취가 흐르던 범어천을 문화가 흐르는 하천으로 바꾸었다. 욱수천과 매호천, 남천까지 생태를 복원해 숲과 물이 어우러진 건강하고 활력 넘치는 도시로 거듭나게 했다. 민선5기 취임 때 몇 년째 공사가 중단돼 흉물이 되었던 범어도서관을 대구 교육문화의 랜드마크로 성장시켰고 고산도서관, 용학도서관 등 곳곳의 도서관은 가족 모두가 함께하는 힐링과 지식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수성국민체육센터를 건립해 범어시민공원의 불법 배드민턴장을 정비했고 목련시장의 20년 묵은 불법 노점상도 거리가게 허가제로 대안을 제시한 후 정비했다. 또한 CCTV 통합관제센터 시스템 확충, 어린이와 노인을 위한 안전시설 확대, 재난 대비에 철저를 기하여 더욱 질서 있고 안전한 도시로 만들었다.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선제적 일자리 사업을 추진하였고, 청소년을 위한 지역인재 육성사업을 활성화하고 학교교육 지원사업도 확대해 글로벌 교육도시로의 면모를 갖추었다.

그 밖에도 경로당 건립, 치매지원센터 운영 등 고령사회에 적극 대응하고 장애인을 위한 무장애 시범거리 조성과 여성이 행복한 여성친화도시로의 진화, 저소득층과 더불어 함께하는 여건을 만들기에도 노력하여 희망이 가득하고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인자수성의 도시가 만들어져 가고 있다.

그 결과 누구나 한번쯤 살아보고 싶은 도시를 넘어서 주민의 93.1%가 계속 살고 싶어 하는 수성구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행복하고 자랑스럽다.

Q. 대구시장 출마 이유는?
A. 4년 전 대구시장 선거는 오랜 관료 출신 시장에 대한 시민들의 막연한 피로감에다 앞 다퉈 변화와 혁신을 외치는 후보들의 정치적 구호들이 맞물리면서 정치인 시장 당선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선거 과정에서 대구의 미래 비전이나 정책 경쟁은 뒷전인 채 ‘대통령을 지켜 주세요’ 같은 식의 감성적 호소에만 매달렸다. 그 결과가 4년 전보다 더 쇠락한 대구의 현재다.

30년 넘게 땀과 열정을 대구에 바친 사람으로서 대구의 위기 상황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 3선 구청장이라는 쉬운 길을 선택하라는 권유도 있었지만 대구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소명으로 받아들이고 시장 출마를 결심했다. 아무리 어려운 길이라고 해도 시민들의 부름이 있다면 정치인, 공직자로서 마땅히 달려가야 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Q. 이번 대구시장 선거의 의미는?
A. 지난 선거에서 변화를 바라는 대구시민들의 요구는 정당했지만 선거 과정에서는 냉정함이 부족했다고 본다. 누가 대구를 변화시키고 발전시켜 시민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지에 대해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선거 후 약속을 지키도록 철저히 요구했어야 하는데 여기에 소홀했다.

인천에 밀려 4위 도시로 추락한 대구의 현 상황에서 이번 선거는 성쇠의 갈림길 가운데 어느 길을 선택할지를 결정할 수 있는 중대한 기회다. 미래 세대를 위해 대구를 어떤 도시로 만들어 물려줄지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일꾼을 뽑겠다는 의무감을 가져야 하는 선거다.

대구의 현안 해결과 미래 발전 전략을 분명히 만들 수 있는 사람, 말이 아니라 실천을 통해 진정한 변화를 이룰 수 있는 사람, 자신의 정치적 성공이 아니라 대구시민들을 위해 모든 열정을 바칠 수 있는 진정성을 갖춘 사람이 과연 누구인지 꼼꼼하게 따져서 선택해야 한다.

Q. 자신이 생각하는 대구의 미래 비전은?
A.‘시민이 성장하는 도시, 사람이 모여드는 대구’를 시정 슬로건으로 잡았다. 이를 위한 대구의 도시 비전은 내륙교통중추도시와 지식비즈니스도시다.

동대구역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KTX, 고속버스, 공항, 시외버스, 광역철도 등 5대 교통수단이 한곳에 모인 지역이다. 대구공항을 연결하는 도시철도와 김천~포항 간 광역철도를 건설하고 포항~대구~광주~목포를 연결하는 한반도 횡단 KTX를 건설하면 대구는 한반도 내륙교통의 중추를 담당하는 요충지가 된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지식비즈니스도시로의 진화도 산업 전 분야에 걸쳐 이루어져야 한다. 기계, 부품, 섬유 등 지역 뿌리산업을 청년들이 선호하는 좋은 일자리로 만들고 신산업을 육성하는 한편 대기업 산업단지를 신규 조성하고 대금 분납, 이자 지원 등 과감한 혜택으로 대기업 유치를 실현해야 한다.

이를 통해 사람이 떠나는 도시가 아니라 모여드는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서울 중심의 프레임으로부터 벗어나고, 경제 침체로부터 벗어나는 ‘덱시트(Daegu+Exit)’ 전략을 통해 ‘대구 먼저 경제 먼저’를 실천한다면 모든 시민이 성장하는 도시가 될 수 있다.

Q. 대구시의 현안과 해법은?
A. 최근 몇 년 동안 대구시민들 사이에 ‘되는 일이 없다’는 푸념이 많이 나오는 것은 해묵은 현안들 가운데 무엇 하나 풀리는 게 없기 때문이다. 취수원 이전, 시청 신청사 건립, 두류정수장 부지 활용, 도청 부지 활용, 동물원 이전 등 시민 생활과 맞닿아 있고 시민들의 자부심에 영향을 미치는 굵직굵직한 일들이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도시경영에서 핵심적으로 요구되는 역량은 결단하는 능력과 갈등을 해소하는 능력이다. 주어진 상황과 조건을 면밀하게 파악하고 최선의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추진하는 결단력, 이해관계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을 올바른 방향으로 풀어서 상호 만족할 수 있는 성과를 얻는 갈등 해소 능력을 말한다.

대구시에 이러한 역량이 미흡하다 보니 말만 무성할 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시정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만 키우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이 무엇을 바라는지, 시민들에게 가장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방향이 무엇인지 찾아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진정성을 가지면 어려울 게 없다. 시장이 된다면 1년 내에 주요 현안들의 해결 방법을 제시할 자신이 있다.

Q. 침체된 대구경제 해결 방안은?
A. 내발적 성장동력을 키우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대구시부터 일자리 중심 시정으로 시스템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 수성구청장 선거 때 일자리 6만개 창출을 공약으로 내걸었더니 구청 단위에서 일자리 창출을 얼마나 할 수 있겠냐는 주위 걱정이 많았다. 취임 후 구청 시스템을 일자리 중심으로 바꾸고 모든 부서에서 일자리 창출을 우선하도록 독려한 결과 공약을 지킬 수 있었다. 경제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대구시 역시 이러한 혁신적 개편이 필요하다.

대구경제 부흥을 위한 핵심 전략은 ‘시민성장 2022’다. 2022년까지 20조원 투자를 일으키고 좋은 일자리 22만개를 창출하겠다는 뜻이다. 경제의 역동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투자가 우선돼야 한다. 국·시비와 공기업 투자로 10조원, 민간투자 유치 10조원을 해내겠다. 민간투자는 도시뉴딜, 산업과 교통, 환경과 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국·시비가 마중물이 되기도 하고 매칭이 되기도 하면서 이끌어낼 계획이다. 22만개의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대구시를 총체적 일자리 관리시스템(TJM) 체제로 개편할 것이다.

Q.‘10조 대구 뉴딜’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는데 의미는?
A. 경제에 올인하는 경제시장, 일이 되도록 하는 실용시장이 되기 위해 미국 대공황을 이겨낸 루스벨트 대통령처럼 뉴딜사업을 임기 내 10조원 규모로 추진하겠다. 경제 활성화와 도시 인프라 확보, 주거환경 개선 등 1석3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사업이다. 시비를 15% 정도 투입해 외부자금 확보가 용이하도록 정책을 구사해 국비 25%, 민자 60% 유치를 이뤄내겠다.

대구 뉴딜은 도시의 발전축을 신천에서 금호강·낙동강으로 넓히고 대구공항을 도시 발전의 지렛대로 삼으면서 안전하고 쾌적한 정주여건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설계했다. 사업은 대구공항 중심 공항기반도시 건설, 금호강 르네상스, 낙동강 4차산업혁명, 안전과 행복을 위한 도시재창조 등 크게 네 가지 분야로 추진한다.

Q. 대구공항 통합 이전에 대해 일관되게 반대하는 이유는?
A. 대구공항 통합 이전은 영남권 신공항 밀양 유치에 실패한 대구시가 책임을 면하고 어떻게든 성과를 만들기 위해 무턱대고 받아들인 중앙종속적 졸속 정책이다. 공항 없는 도시는 미래가 없다는 사실, 세계 어느 도시도 있는 공항을 없애는 경우는 없다는 사실을 외면한 정치적 선택일 뿐이다.

더욱이 대구시는 통합 이전에 대해 지난 1년 반 동안 어떠한 시민 의견 수렴 절차도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어 민주주의 정신을 위배하고 있다. 그동안 대구시가 언론과 광고 매체를 통해 줄기차게 통합공항 이전의 필요성을 홍보했음에도 수차례의 여론조사에서 대구시민 3분의2 이상이 변함없이 대구공항 존치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을 무시하는 정치, 시민의 뜻이 안중에 없는 정책 추진은 시민들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번 지방선거는 영남권 신공항 실패와 독단적인 대구공항 통합 이전에 대한 시민 심판의 장이 될 것이다.

Q. 취수원 이전이 아니라 댐 청정수 식수 공급을 주장했는데?
A.먹는 물 안전은 시민들의 생존과 직결된 중대한 문제다. 특히 낙동강 물에 대한 불안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대구시민들에게 안전한 식수를 제공하는 일은 대구시가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낙동강 취수원 구미 이전에 9년이나 매달리고도 아무런 성과가 없다면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취수원을 구미가 아니라 대구와 대구 인근 댐으로 전면 이전하면 오염사고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낙동강물을 정수한 수돗물을 공급받아 온 지역 주민들의 오랜 불만도 해소할 수 있다. 전문가 검토 결과 성주댐과 영천댐 물을 취수해 식수로 활용하고 댐에서 필요로 하는 하천유지용수와 농공업용수는 낙동강 물을 공급하는 방안은 타당성이 충분하다.

Q.대구시와 경산시 통합을 제시했는데 의미는?
A.대구시와 경산시는 교통, 교육, 문화 등에서 실질적인 공동 생활권을 이루고 있으며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다. 대구시와 경산시의 통합 논의는 두 도시민 대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음에도 중앙집권적인 규제 때문에 진척을 보지 못했다. 올해 안에 이루어질 지방분권 개헌과 다가올 6.13 지방선거는 대구시와 경산시 통합의 비전을 세워 더 큰 대구를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양 도시가 행정적으로 통합된다면 경제와 교육 등에서 막대한 시너지 효과는 물론 시민들의 삶의 질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도시 간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는 현실에서 대구가 인구 300만 명의 도시로 성장해 3위 도시의 면모를 되찾기 위해 경산과의 통합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가 왔다.

Q.동대구역 광장에 박정희 동상을 세우자고 주장한 배경은?
A.우리나라 5천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빈곤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게 한 것은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 정책 덕분이다. 박정희의 권위주의적 통치는 옹호할 수는 없지만 1960년대와 70년대 대한민국 산업화의 중심 도시였던 대구만큼은 그의 산업화 공적을 정당하게 평가해야 한다. 또한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은 저개발국가의 성장 모델로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광주에 민주화를 상징하는 김대중이 있다면 대구에는 산업화를 상징하는 박정희가 있다. 광주에 김대중컨벤션센터가 있듯 대구에 대한민국 산업화의 상징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구의 관문인 동대구역 광장에 박정희 동상을 세우는 것은 대구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일이며, 대구의 정신을 살리는 일이 될 것이다.

Q.대구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K2에서 공군 장교로 근무하면서 대구와 인연을 맺은 후 공직생활 초반부터 지금까지 대구에서 살아왔다. 대구시청과 수성구청에서 30년 넘게 일하면서 젊음과 열정을 다 바쳤다. 대구시민들은 이번 선거에서 누가 더 대구를 잘 알고 대구를 사랑하고 대구를 발전시킬 수 있는 진짜 대구 사람인지 판단해 주었으면 좋겠다. 선거 때면 무성하게 쏟아지는 말잔치에 휘둘리지 말고 전문성과 추진력을 갖춘 일 잘 하는 대구시장을 뽑아야 대구의 새로운 도약과 위대한 대구 건설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도 염두에 두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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