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식의 다시본 명산] 12개 비경의 폭포와 담과 소가 살아 숨 쉬는 ‘내연산 향로봉’ | 뉴스로

[김창식의 다시본 명산] 12개 비경의 폭포와 담과 소가 살아 숨 쉬는 ‘내연산 향로봉’

태백 준령이 빚어낸 한 폭의 동양화 같이 아름답고 깊은골 내연계곡에 12개 폭포(쌍생, 보현, 삼보, 잠릉, 무풍, 관음, 연산, 은폭, 복호1, 복호2, 시명폭, 실폭)와 28경을 간직한 내연산은 동해 안변의 4대 계곡(설악산 천불동계곡, 청옥두타 무릉계곡, 오대산 소금강) 중 하나로 경북 포항시와 영덕군에 걸쳐 넓은 영역에 산줄기를 뻗고 있는 포항의 명산이다.

남쪽의 신구산과 북쪽의 내연산에서 흐르는 계곡물이 합수하여 한 곳으로 흐르는데 60여 리 주능선과 그 수원이 20리나 된다. 폭포와 절벽과 층벽, 그리고 기암괴석이 굽은 소나무와 함께 면면이 진열되어, 이 곳 사람들이 소금강이라고 부를 정도의 용태를 뽐내고 있음을 보아 짐작이 간다. 용바위, 학소대, 비하대 등 수많은 비경이 계곡을 배경으로 터를 잡고 있다. 향로봉(930m), 삼지봉(710m), 문수봉(622m) 등 3개의 봉우리를 거느리고 산역이 넓은데다 능선이 영덕의 동대산으로 연결돼 있어 넓은 계곡을 만들고 있다. 1983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나 산세의 수려함과 웅장함은 국립공원 못지않아 산악인들은 국립이상으로 대접하고 있다.

내연산 군립공원 – 한국관광공사 갈무리

내연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고찰인 보경사는 웅장하고 수려한종남산(終南山)을 등에 업고 좌우로 뻗어난 내연산 연봉에 둘러싸여 있다.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시냇물을 껴안고 포근함과 자비로움을 지니고 있다 하겠다.

보경사의 유래

신라 진평왕 25년(602)에 진나라에 유학하고 온 대덕지명 법사가 왕께“ 동해안 명산에서 명당을 찾아 팔면보경(八面寶鏡)을 묻고 그 위에 불당을 세우면 왜구의 침략을 막고 장차 삼국을 통일하리라”고 아뢰자 왕이 기뻐하며 포항을 거쳐 해안을 타고 올라가다가 오색구름이 덮인 산을 보고 찾은 곳이 내연산이며, 그 연못을 메워 팔면보경을 묻고 절을 창건하여 보경사라 지었다고 삼국유사에 전해지고 있다. 서운암, 청련암, 문수암, 보현암 등의 암자가 있고 많은 문화재가 소장되어 있다.

천연기념물로는 탱자나무가 보경사 경내에 있다.

내연산은 토산으로 소나무와 신갈나무, 졸참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산전체가 거의 터널에서 시작해서 터널로 끝나는 울창한 숲과 계곡으로 토끼, 꿩, 오소리 등 야생동물이 자생하고 있다.

 

최고봉인 향로봉을 답사하기 위해 택한 코스는 대중교통이 다소 불편하고 도로 포장이 부분만 되어 있어 접근하기가 쉽지 않으나 향로교 일원은 송림이 우거진 계곡 절경지로 여름에는 피서객이 많이 이용하는 곳이라 찾은 것이다.

옥수가 굽이치고 기암들이 계곡을 둘러쳐 화려한 단풍과 함께 자태를 뽐내는 계곡을 벗어나 향로교를 건너 우측으로 산길이 열려 있는 곳에서 시작된다.(10/30)

수림 속으로 빠져든다. 고도로 오를수록 시야가 넓어지고 숲을 덮은 오솔길이 호젓하면서도 조용하다. 붉게 탄 단풍잎에 매료되어 오르다 보니 탄성은 물론 지루함도 없이 어느새 863봉에 올랐다.

몸 속에서 땀이 흘러 옷이 흠뻑 젖었다. 잠시 쉬었다 다시 발길을 재촉하여 온 것이 갈림길 삼거리까지 왔다. 좌측은 마당미기를 거처 삼지봉 가는 길이다. 우측으로 돌았다. 다시 고도로 치올라 산정에 닿았다. 넓은 공간에다 커다란 정산석이 최고봉 답게 서있다.(12/30,3.6km) 동으로는 멀리 동해 바다는 물론, 포항시와 영일만, 서로는 보련산 너머 대구의 팔공산도 가물거린다. 북으로는 옥계 팔각산도 시야에 잡히는 조망에 뻐근했던 장딴지가 풀린다.

다시 주능선인 고메이등을 조금 내려서자 왼쪽으로 산길이 열린다. 시명리 가는 1.7km거리다. 급경사로 이어지는 내리막길이다.

내려갈수록 급경사길이 가팔라지고 깊은 골짜기로 뚝 떨어지자 시명리다. 밤나무 등의 긴 골과 긴 새밭골과 마주친다. 우측으로는 선바위가는 길, 좌측으로 돌아가면 내연골로 빠지는 십자로다.(1/30) 이곳 낙엽송이 군락을 이룬 시명리는 60년 대 후반까지만 해도 이십 가구가 넘어 살았으나 지금은 축대 등 흔적만 남아있다.

내연산 – 한국관광공사 갈무리

골이 길고 좋은 나무가 많이 자라다보니 골깊숙이 자연휴양림을 만들려는 계획이 세워지기도 했고 참나무가 종이를 만드는데 최적의 수종으로 판명되면서 제지 업체가 탐내기도 했지만 환경보호단체와 산악인에 의해 무산됨으로써 수림들이 빼곡히 들어서 옛 그대도 살아남을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된다. 골짜기에서 흘러내린 물이 폭포수를 이루고 주위에는 단풍이 익어 절정을 이룬다. 계곡주변의단풍은 색깔도 좋고 윤기가 넘친다. 실폭포, 시명폭, 복호2폭, 복호1폭가 있는 계곡물은 지칠 줄 모르고 굽이쳐 흐른다. 흐르는 물결따라 계속 비탈길을 오르내리며 너들겅을 지나 내연골로 접어들어 은폭포를 만나게 된다. 바위에서 떨어지는 물보라를 보는 순간 피로가 확풀린다. 계곡을 따라 계류를 건너 거대한 바위를 만났다. 여기가 바로 비하대다. 조망하기 위해 비하대 꼭대기에 올라갔다. 고 이유상씨와 김영철의 추모비가 쓸쓸히 비하대를 지키고 있었다. 고 김영철의추모비문을 소개한다.

산이 좋아 산으로 간 악우야
햇빛 찬란히 나리고
산새 소리 정겨운 이곳
너의 그 넋 언제나 산과 함께 하리라

비문을 읽는 순간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절경을 조망하며 비하대를 내려와 계류를 건너 철사다리를 타고 연산폭포에 올라갔다. 폭포로 흘러내리는 천상의 계곡이 펼쳐진다. 솟구치며 떨어지는 낙수가 흰 비단결로 바위를 휘감아 버린다. 가을단풍이 절정이다. 거친 암반의 골짜기가 눈을 휘둥그리게 하고 절벽마다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듯 자라고 있는 낙락송은 신선이라도 살 듯 신비감을 더해준다. 무풍 폭포를 지나 잠릉폭포에 닿으면 연못과 같은 넓은 소(沼)가 있다. 넓은 반석위에 서서 내연골을 바라보니 기암괴석과 노송이 어우러진 수려한 계곡의 연속에 탄성으로 답하게 된다. 인홍과 수홍에 다 계곡따라 하산하는 동호인들의 뒷모습이 너무나 한가롭고 여유가 있어보인다. 마지막 폭포 쌍폭포 앞에서 절경에 매료되어 잠시 머물다가 다시 내려가 문수암으로 가는 갈림길과 마주친 다음 20여 분 가까이 가서 보경사에서 발길을 멈춘다.(4시)

보경사에서 대웅전으로 올라가는 계단 열의 굽은 노송은 보경사의 발자취를 상징하는 것 같다. 보경사에 들러 참배하고 천연기념물 탱자나무를 보는 것을 끝으로 주차장 가는 길목에 서서 마신 토속주 막걸리 한잔이 시원스러워 갈증과 여독을 단숨에 물리친다.

뒤돌아보니 골짜기마다 붉은 단풍이 내연골을 덮었고 보경사를 중심으로 좌우측의 소나무들이 석양빛에 은빛으로 반사되어 찬란하다. 영남알프스의 가지산 학심이골은 계곡과 소를 이루는 물결이 인상적이라면 내연계곡은 비경을 겸비한 절승의 계곡이라고 하겠다.

부산으로 가는 차 안에서의 환한 웃음은 여유롭고 즐거웠던 오늘 여정의 소득이 아니었나 싶다.

교통편: 포항터미널 – 보경사행 버스(10여 회 운행), 포항터미널 – 죽장하옥리(향교)(6/30, 10/4(오전), 4/5(오후) 10/40 차는 상옥리에 하차(종점) 향교까지 5km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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