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원의 생각의 추(追)] 비교하며 사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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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가 말했다. “다시 태어나면 나는 닭으로 태어나고 싶어. 목마르면 마실 물이 있고, 배고프면 먹을 양식이 늘 있으니까.” 그런데, 닭은 이렇게 말했다. “다시 태어나면 나는 독수리로 태어나고 싶어. 자유롭게 높은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는 날개가 있으니까.”
서로의 삶을 바라보며 자신에게 없는 것을 부러워하는 이 독백은 어쩌면 우리 인간 세상의 풍경과도 닮아 있다. 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의 삶을 바라보며 ‘저 사람처럼 살면 더 행복할 텐데’ 라고 생각한다. 직장에서는 더 높은 자리에 오른 사람을 부러워하고, 사회에서는 더 많은 것을 가진 이들의 삶을 은근히 비교하며 동경하기도 한다. 비교는 우리 인간들이 때로는 자신도 모르게 마음속에서 반복되는 생각의 방식이 되곤 한다.
심리학 교수인 조던 B. 피터슨은 그의 저서 <12가지 인생의 법칙>에서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어제의 당신과 비교하라”고 말한다. 단순한 조언처럼 들리지만, 이 문장에는 우리가 삶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게 하는 중요한 통찰이 담겨 있다.
사실 우리는 비교 속에서 쉽게 지치곤 한다.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는 순간, 우리는 자신이 가진 것보다 가지지 못한 것에 먼저 눈길을 둔다. 누군가는 더 부유하게 살고, 누군가는 더 빠르게 성공을 하며, 또 다른 누군가는 더 많은 인정을 받는다. 그러다 보면 자신의 삶은 늘 부족해 보이고, 마음 한쪽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허전함이 자리 잡는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줄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비교는 마음속에 보이지 않는 경쟁을 만들고, 경쟁은 때로 인간관계에 나쁜 영향을 주기도 한다. 누군가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하기보다 은근한 질투나 열등감이 스며들기도 한다. 마음속 작은 균열은 시간이 흐르며 관계의 거리를 조금씩 벌려 놓을 수도 있다.
또 다른 문제는 비교가 삶의 리듬을 흔든다는 점이다. 사람마다 출발선도 다르고, 걸어가는 길도 다르며, 삶의 속도 또한 제각각이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타인의 시간표로 자신의 인생을 평가한다. 누군가는 이미 높은 자리에 올랐고, 누군가는 더 많은 성취를 이루었다는 이유로 자신의 삶이 뒤처졌다고 느낀다. 그러나 인생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각자의 길을 걸어가는 긴 여정이다. 누구는 빠르게 달리고 누구는 천천히 걷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방향과 지속성이다.
그렇다고 비교가 언제나 나쁜 것만은 아니다. 비교가 건강한 방향으로 작동할 때도 있다. 타인의 노력과 성취는 우리에게 자극이 되기도 한다. 누군가의 성실함을 보며 ‘나도 조금 더 노력해 볼까’ 하고 마음을 다잡을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의 됨됨이를 보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비교가 질투가 아니라 성장을 향한 촉매제가 될 때, 그것은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된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비교의 방향이다. 타인의 삶을 기준으로 자신을 재단하는 비교가 아니라,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바라보는 비교가 필요하다. 어제보다 조금 더 성실해졌는지, 조금 더 인간다워졌는지, 조금 더 성장했는지를 묻는 일 말이다. 이런 비교는 마음을 소모시키지 않고 오히려 삶을 단단하게 만든다. 작은 변화라도 스스로 발견할 때 우리는 자신의 삶을 조금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독수리는 하늘을 날 수 있지만 매일 먹이를 찾아야 한다. 닭은 비교적 안정된 삶을 살지만 하늘을 날지 못한다. 어느 쪽이 더 행복한지는 쉽게 단정할 수 없다. 각자의 삶에는 서로 다른 어려움과 나름의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서로의 삶을 부러워하며 살아가게 되면 자신의 삶이 가진 고유한 가치와 아름다움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각자의 날개를 가지고 있다. 다만, 다른 사람의 날개만 바라보느라 자신의 날개를 펼쳐 보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인생의 비교가 ‘타인’이 아니라 ‘어제의 나’로 향할 때, 우리는 비로소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자신의 하늘을 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 비로소 행복하고 가치 있는 자신만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