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구 동서고가 공원화 반대, ‘일방적 주민피해 수용할 수 없어’ | 뉴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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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구 동서고가 공원화 반대, ‘일방적 주민피해 수용할 수 없어’

부산 사상구 조병길 구청장은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동서고가도로 존치 후 공원화’방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식화 했다. 조병길 구청장은 3일 “주민들의 일방적 피해를 담보로 한 동서고가 공원화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부산 남구 감만동과 사상구 감전동을 연결하는 동서고가도로는 1994년 완공되어 지난 30여 년간 부산항의 화물 운송과 도심 교통량 분산에 큰 역할을 담당해왔으나 고가도로가 도시 미관을 해치고 인접 주민들에게 소음, 매연 등 피해를 주고 있다는 지적 또한 끊이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동서고가를 대체하는 사상~해운대 대심도 사업 환경영향평가서에 동서고가 서부산낙동강교~진양교차로 구간(7km) 철거계획이 포함되며 철거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고 지역 주민들의 기대감 또한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근 민간 환경단체에서 동서고가 공원화 방안을 발표하여 논란에 불을 지폈고, 지난 3월 30일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며 찬반 갈등이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동서고가 공원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지역 주민의 피해다. 사상구, 부산진구를 지나는 동서고가는 주택지역에 접해 있어 일조권, 조망권 피해는 물론, 오랜 기간 생활권 단절과 지역 슬럼화를 초래해 왔다. 이에 더해 공원 조성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가를 왕래하면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사상구에서 지난 3월 하순 동서고가 인접 5개동(주례1,2,3동, 감전동, 학장동)에 대한 주민 여론을 수렴한 결과 대다수의 주민들이 한 목소리로 동서고가 철거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원화의 사업성에 대해서도 물음표가 남는다. 벤치마킹 사례로 언급되는 파리의 ‘프롬나드 플랑테’나 뉴욕 ‘하이라인 파크’는 2~3층의 낮은 높이로서 친근한 녹지, 보행로로 기능하며 주변 생활권과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그에 반해, 동서고가는 대부분 접근성이 취약한 간선도로 중앙, 10층 높이의 대형 고가로서 공원화 할 경우 지역 주민들보다는 외지인 중심의 위락시설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낸다. 또한, 고가 구조물의 설계수명 제한으로 영구적 사용이 어려울뿐더러, 조경 등 공원 시공에 따른 천문학적 공사비와 해마다 들어가는 유지보수 비용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점도 넘어야 할 문제점 중 하나로 꼽힌다.

또한, ‘동서고가 존치는 이미 철거된 해운대과선교, 자성대고가교 사례 등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을 위한 도심고가 철거 추세에 역행하고, 특히, 정부의 국정과제인 경부선 철도 지하화가 실현되면, 지상부에 선형공원을 조성할 공간이 충분함에도 굳이 구간이 겹치는 동서고가를 공원화 하겠다는 구상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조병길 부산 사상구청장은 “도시의 생태성 강화와 녹색환경 조성을 지향하는 환경단체에서 정작 도심을 반으로 갈라놓은 거대 콘크리트 구조물의 폐해와
그로 인한 주민들의 고통은 외면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부산시에서 동서고가 공원화를 계속 고집한다면 사상구민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힐 것”이라고 밝혔다.

동서고가가 직접 지나는 사상구, 부산진구 모두 공원화 반대 입장을 천명함에 따라 철거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부산시는 사상~해운대고속도로 관련 국토부 협상에 따라 빠르면 이달 안으로 정책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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