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식 중구청장, 한 달 간 중구 55번 횡단한 사연은? | 뉴스로
서울 중구

최창식 중구청장, 한 달 간 중구 55번 횡단한 사연은?

최창식 중구청장은 지난 10월 튼튼한 가죽신발을 한 켤레 준비했다. 민생현장 곳곳에서 본격적인 주민 만남을 앞두고 그가 한 나름의 준비였다.

한 달이 조금 지난 후 그 신발은 만신창이가 됐다. 굽은 바짝 닳았고 가죽은 보기 흉하게 헤졌다. 회생 불가였다. 최 구청장이 발로 뛴 소통 대장정의 산물이다.

중구(구청장 최창식)가 한 달여간 이어온 동 현장투어를 최근 마무리했다. 투어는 ‘공감톡톡’이란 타이틀을 걸고 지난 10월23일 신당동부터 마지막 지역인 신당5동까지 거르지 않고 모두 진행됐다.

취임 첫 해인 2011년부터 정기적인 현장투어로 지역현안을 조율해 온 최창식 구청장은 올해 역시 발로 뛰는 밀착소통 행보를 이어갔다.

현장투어 공감톡톡은 최 구청장이 중구 관내 15개동을 돌며 주민 생활터전과 지역현안을 직접 살피는 일정이다. 다양한 계층의 주민들을 현장에서 만나 각자의 고충과 건의사항, 구정에 대한 평소 생각 등 어떤 이야기든 경청하는 것이 포인트다.

최 구청장은 복지시설, 전통시장 등 동별 거점은 물론이거니와 주민들도 잘 다니지 않는 골목 구석구석까지 찾아다녔다. 마주치는 주민은 빠짐없이 인사를 건네고 불편한 점을 물었다. 가공되지 않은 현장 의견을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다.

그러다보니 현장투어는 매번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기기 일쑤였다. 오후 2시에 시작해 어두컴컴해 질 때까지 그칠 줄 몰랐다.

최 구청장은 그렇게 한번 나가면 20km를 다녔다. 15개동을 합하면 최소 300km를 걸은 셈이다. 중구가 동서로 약 5.5km이니 중구를 55번 횡단한 것과 맞먹는다. 신발이 남아나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최 구청장의 진심 어린 행보에 주민들은 색다른 시선을 보내면서도 반색하는 분위기다.

투어 도중 만난 신당5동의 한 분식집 주인은 “높으신 양반들이 민생을 살피겠다고 나오면 주민이 많이 모이는 몇 군데만 대충 보고 가는데 최 구청장처럼 온 동네방네를 샅샅이 다니는 건 처음 봤다”며 따뜻한 어묵 한 그릇을 건네기도 했다.

많이 누빈 만큼 많은 사람들을 만난 것은 당연지사였다. 최 구청장은 이번 현장투어를 통해 모두 3천명에 달하는 주민들을 접했다. 통·반장들을 비롯해 어르신, 학생과 학부모, 상인, 저소득층, 다문화가정, 종교인 등이 각양각색의 의견을 쏟아냈다.

이 중 수렴한 건의사항만 500여개에 이르렀다. 그나마 최 구청장이 즉답으로 건의자를 이해시킨 것은 제외한 수량이다.

쓰레기 무단투기나 불법주차, 도로보수 요청은 단골손님이었다. 흡연구역 지정이나 취약지대 안전조치부터 어린이집 증설, 상권 활성화, 지역명소 홍보,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따른 대책 등 복합적이고 무거운 사안까지 들어왔다.

이렇게 불편사항이나 지역 현안을 다루면 엄숙할 것 같지만 오히려 더 화기애애하다. 소통하며 교차점을 찾으려는 그의 정성에 주민들도 마음을 열기 때문이다.

최 구청장은 한 개동을 마칠 때마다 해당부서에 건의사항 검토와 함께 가능 여부를 당사자에게 꼭 알려줄 것을 지시했다.

그는 “모든 민원이 다 해결된다면 가장 좋지만 오랜 시간이 필요하거나 불가능한 문제도 있는 게 사실이다”면서 “결과를 떠나 구에서 바로 반응하는 것만으로 주민들은 자신들의 말을 진심으로 들어줬다는 생각에 깊은 믿음을 갖는다”고 말했다.

중구는 이번 현장투어를 통해 접수한 건의사항을 즉시 조치하거나 잘 다듬어 내년 사업에 반영할 계획이다.

최창식 구청장은 “매번 투어를 마치고 나면 구정을 더 세심하게 챙겨야겠다는 의지와 책임감이 새롭게 돋는다”면서 “이런 기회 말고도 수시로 현장을 찾아 소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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