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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라떼별곡] MZ세대의 유토피아

MZ세대는 꿈이 있다. 혼란스러운 정세에도 자신이 지향하는 그 이상(理想)은 아무리 힘들어도 놓고 싶지 않은 열정 덩어리다. 3포 세대니 N포 세대니 떠들며 수저계급론이 판쳐도 잃지 않는 꿈이란, 꽤 대단할 것이라 가늠할 것이다. 하지만 아니다. 사실 이런 MZ세대를 보고 그 꿈이 조금은 거창할 것이라 생각할 터인데, 그들은 그저 다른 조건들은 포기해도 일과 일상의 밸런스, 즉 워라밸(WORK & LIFE BALANCE)만을 원할 뿐이다. 경제라는 영역은 필수적 요소이기 때문에 직장은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시대가 바뀐 만큼 시대에 맞게 그들의 주장이나 가치관이 보편화되길 원하는 MZ세대이다.

MZ세대는 기성세대가 말하길, 개인주의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들이 묘사하는 ‘개인주의’는 과거의 잘못된 조직 생활에 길들어진 기성세대의 가치관으로 판단한 것일 뿐이다. 실제로 뉴스와 같은 언론에서 떠들어대는 극단적인 사례는, MZ세대를 정확히 대변해주지 못한다. 어느 집단이든 양극단의 사례는 존재하는 법이다. 그렇기에 일부를 가져와서 ‘전체가 그럴 것이다’라고 속단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다. MZ세대여도 기성세대와 같은 생각을 가질 수도 있고, 기성세대여도 MZ세대보다도 진취적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표준분포도표를 그렸을 때 중간에 위치한 일반적인 MZ세대가 기준으로, 무엇이 그들이 말하는 ‘이상적 세계’, ‘유토피아’일까? 우리가 가장 흔히 떠올릴 수 있는 것이 바로 회식 문화일 것이다. 그것이 조직 생활에서 구시대적이면서 겉치레적인 것이라 평가되기 때문이다. 조직 생활에서 개인이 단체에 융화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업무 시간을 초과하면서까지 동료들을 만나며 노력해야 하는 것은 그 의미가 다르다. 업무의 능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모든 것들은 필수가 아닌 선택의 요소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 이것이 MZ세대들이 말하는 워라밸이 충족된 유토피아라는 것이다.

사실 MZ세대들이라고 하면 자신들이 포기한 것에 대해서 미련을 가질 것 같지만, 아니다. 포기한 것은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 영역인 것이다. 극적으로 말해, 현실과 비현실의 영역이다. 고물가·고금리·저성장 시대에 내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든 현실에 연애, 결혼, 출산을 꿈꾸는 것은 비현실인 것이다. 그런 것은 꿈이라고 포장하기엔 지나치게 이상이라고 말하겠다. 조금 슬픈 현실에 안타깝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좌절할 필요도 없고, 딱하게 볼 필요도 없다. 현실에 굴복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순리이기 때문이다.

MZ세대가 원하는 유토피아는 아마도 너무 멀리 있는 세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회가 발전하는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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