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식의 다시 본 명산] 설악산, 절경과 비경을 한데 묶어 천태만상으로 엮은 바위전시장 | 뉴스로

[김창식의 다시 본 명산] 설악산, 절경과 비경을 한데 묶어 천태만상으로 엮은 바위전시장

한반도의 3대 명산인 한라산(1,950m), 지리산(1,915m)과 설악산(1,708m)은 제각각 특색을 가진 금수강산이다.

설악산은 금강산에 가리어 그 진가를 제대로 보이지 못하다가 6.25뒤 설악산이 수복되어 한반도 이남의 품으로 돌아와 금강산에 대한 염원과 함께 자연 그대로의 장엄함과 화려한 경관으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수려하고 웅장한 설악의 품은 강렬한 나라사랑의 얼을 느끼게 하는 역사의 사연들도 숨어 있는 곳이다.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설악산은 최고봉인 대청봉을 중심으로 수없이 뻗어내린 산줄기의 곳곳에 능선과 계곡과 깊은 골이 어디서 보아도 천혜의 비경을 가진 명산이다. 절경과 비경을 한데 묶어 놓고 그림 같은 봉우리와 봉우리를 이은 파노라마는 우리 민족의 산이며 민족의 혼이며 그리고 민족의 기백이라 하겠다. 설악산은 외설악과 내설악, 남설악으로 3등분하여 구분하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설악산 한계령 / 설악산국립공원 홈페이지 캡처

외설악은, 천불동계곡을 끼고 천당폭포, 양폭포, 음폭포, 오련폭포 등 탕과 담, 소가 이어져 있고 양변에는 헤아릴 수 없이 솟은 기암괴석과 절벽의 봉란미로 늠름한 남성적인 절경을 이루고 있다. 특히 암봉인 공룡능선(恐龍稜線)과 천화대(天花臺)는 대표적인 외설악의 절경으로 내설악의 대표인 용아장성릉(龍牙長城稜)과 마주보고 서로의 자태를 시샘하고 있다.

내설악은, 은은하고 여성적인 여러 계곡이 동천(洞天)으로 갈려져서 십이선녀탕, 백담계곡, 수렴동계곡, 가야동계곡 등 특색을 가진 계곡미가 극치를 이룬다. 십이선녀탕의 8탕 8폭과, 수렴동계곡의 쌍 폭포는 유명한 곳이다. 내설악의 대표적인 절경을 가진 용아장성능선은 용의 이빨 모양으로 뾰족한 흰 화강암이 연봉을 이루는 기관(奇觀)이다. 북쪽의 가야동계곡을 사이에 두고 공룡능선과 호흡을 같이 한다.

남설악은, 장수대에서 한계령 너머 오색리를 경계한 남쪽일대의 절경을 말하며, 점봉산(1,424m) 가리봉, 주걱봉 등 남쪽 군량밭에 이르는 필레골, 연발골, 대목령골의 비경계곡을 포함한다.

저녁 9시에 설악을 향했다. 밤하늘에 별들이 숨바꼭질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동해바다를 끼고 영일만과 울진만을 지났다. 저 멀리 수평선 너머에는 멸치잡이 어선들이 불을 밝혀 넓은 바다에 장관을 이룬다.

새벽 3시 40분, 긴 여정 끝에 설악동에 도착했다.

설악산 설경 / 설악산국립공원 홈페이지 캡처

배낭을 챙겨 손전등을 켜고 소공원으로 들어섰다. 설악은 고요 속에 잠들어 있고, 계곡의 물소리만 유일하게 들린다. 비선대 휴게소를 거쳐 아치형 철다리를 건너 오른쪽으로 본격적인 산행길에 들어섰다. 주위는 알아볼 수 없고, 손전등이 없으면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없는 어두움이 앞을 막는다. 길을 잘 못 들어 1시간 30분 헤매다가 6시 15분, 비선대를 지나 좌측으로 방향을 잡아 고개마루에 도착했다. 이정표가 마등령 2.8km를 알려준다. 설악동에서 이곳까지 2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가파른 너덜지대와 험로를 15분 쯤 올라 큰바위봉을 만났다. 이곳은 조망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건너편 권금산성(權金山城:케이블카 종점), 집선봉, 칠성봉(1,076.9m), 화채봉으로 이어지는 화채능선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때마침 칠성봉에서 붉고 둥근 해가 막 솟아올라 장관을 이룬다. 설악에서 처음 보는 일출에 감개무량(感慨無量)하다. 둥근 해가 칠성봉에 걸터앉아 화채능선과 우뚝 솟은 암봉에 빛을 주어 절묘한 풍광을 이룬다.

설악산 울산바위 전경 / 설악산국립공원 홈페이지 캡처

동편으로는 거대한 암괴를 자랑하는 암벽의 울산바위(650m)가 벌거벗은 채 금방이라도 굴러 떨어질 것만 같은 모습으로 우뚝 서 있다. 나는 새도 앉기 어렵다는 울산바위는 6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졌고 자그마치 둘레가 10리나 되는 거대한 바위로 가지가지 전설을 지니고 있다.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벅찬 감격을 준다. 중앙의 움푹한 부분을 통해 정상까지 걸어오를 수 있는 계단이 있어 누구나 정상에서 조망을 즐길 수 있다. 일출의 광경과 울산바위의 조망을 뒤로 한 채 마등령으로 향했다. 설악동 입구에서 마등령에 이르는 길은7.5km이며 험준하여 옛날에는 산적들이 많이 나타나 산기슭 주막에서 모여 무리를 지어 올라갔다. 마등령(馬登領)은 능선의 모습이 마치 말의 등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 곳 토착민들은 산세가 너무 험준하여 손으로 짚으면서 올라가야 한다고 해서 마등령(摩登領. 摩=만질 마)이라 불렀다고 하니 얼마나 가파르고 오르기가 힘든지 짐작이 간다. 땀으로 얼룩진 모습이지만 오를 때마다 시시각각으로 형색이 바뀌는 외설악의 현란(絢爛)한 감상은 지치는 줄 모르고 올라가는 즐거움을 준다. 너덜지대와 곳곳에 자리한 기암과 낭떠러지를 내려다보면 현기증이 나고 높이 솟은 바위봉은 웅장함을 과시하고 있다. 숨이 차고 호흡이 깊어지는 깔딱고개를 수없이 오르내리며 반복하다 분재(盆栽)처럼 예쁜 청송들이 나타나는 바위벽 고개마루 쉼터에 도착했다.(7/33)

아침 햇살이 내려쬐이는 천불동(千佛洞)계곡은 첨봉(尖峰)들이 겹겹이 쌓여 있다. 이 곳 날씨는 오늘따라 햇빛이 났다가, 사라지고, 바람도 세차게 불어 등산하는 데는 시원함을 느낀다. 쉼터에서 휴식을 마치고 바위 사이길로 올라 금강문에 도착했다. 오른쪽에는 높은 세존봉이 우람하게 장엄한 모습을 보이고, 고산지대의 생엽수가 빨갛게 물들어가고 있는가 하면 낙엽으로도 변모하여 만추의 계절을 실감할 수 있다.

금강문에서 마등령 능선이 보이는 고개길을 고행 끝에 바위 쉼터에 도착했다. 내·외설악의 분수령(分水領)이 되는 곳이다. 용아장성능과 서북능이 조망된다.(8/30)

설악동 초입에서 길을 잘 못 들인 탓으로 마등령까지의 소요시간이 4시간 50분나 걸렸다. 새벽길 어둠을 뚫고 참으로 힘든 산행을 했다. 동호인들의 빨갛게 익은 얼굴에 옷은 땀으로 얼룩지고 바람은 세차 금방 온 몸이 차가워진다. 마등령 이정표에서 공룡능선으로 가는 초입에는 ‘이곳은 험준하고 위험한 곳이므로 출입을 금합니다’라는 푯말이 붙어 있어 초행자를 긴장시킨다.

공룡 초입에서-천불동-비선대-설악동-주차장까지는 8~9시간 소요되는 힘든 코스다. 동호인 중 8명은 산행을 포기하고 오던 길을 되돌아갔다. 공룡으로 발길을 옮겼다.

지구를 엄습한 한파에 구천만 년 전에 멸종되었다는 공룡. 줄기찬험봉이 최고의 눈요기를 제공한다는 공룡능선 돌길 따라 한 발짝 한발짝 올라갔다. 바람이 너무나 세차다. 수많은 바위봉에 색동저고리와 청송들이 감싸고 있는 모습은 감탄의 연속이다. 첫 봉을 맞이한 나한봉을 지나면 활짝 열린 시야에 형형색색으로 이루어진 맥줄기가 파도처럼 넘실댄다. 공룡능선의 신비가 하나하나 벗겨지기 시작한다. 시선을 돌릴 수 없는 절경을 본다는 성취감이 황홀하다.

나한봉 남쪽 무명암 가는 경사길은 위험한 곳이다. 안전시설이라고는 가느다란 밧줄 하나로 의지하고 있어 미흡하다. 등산로는 이곳을 제외하곤 별로 어려움은 없지만 눈, 비가 올 때는 상당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이 많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공룡은 등산로가 거의 돌길로 되어 있어 속도를 낼 수 없다.

내·외설악의 진면목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데다 날카로운 암릉으로 걷는 즐거움도 있다. 공룡의 몸통을 타고 가듯 암릉을 타고 가는 스릴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암봉마다 저마다의 독특한 기상을 뽐내는 늠름한 모습을 바라보다 어느 새 공룡의 주봉인 청아봉(1,275m)에 도착했다.(11/9, 마등령-청아봉 1시간 52분)

청아봉이 중간 지점인 안부이다.(설악동- 청아봉 7시간 30분) 절경 속에 파묻혀 걸어온 길을 돌아보니 까마득하고 갈 길도 아득하다. 체력안배가 산행의 중요함을 깨닫게 한다. 1275봉 안부에 수염을 기른 젊은 친구가 등산객을 상대로 길 안내도 하고 약차도 팔고 있다. 설악산의 야생약초로 차를 끓인 것인데 한 잔 마셨다. 독특한 향기에 새로운 힘이 솟아오른다.

청아봉(1,275m)을 지나 급경사를 이룬 길은 잔돌과 모래가 깔려매우 미끄럽다. 겨울에 눈사태로 자주 사고가 발생하는 위험한 곳이다. 이곳에서 노인봉 사이의 안부를 지나면서 닿게 되는 쉼터가 1,184m봉이다. 여기서 보는 암봉들의 골계미는 단풍이 허리를 감고 있어 눈이 시린다.

누가 이 아름다운 산하를 잉태하였는가! 몸에 티 하나 없는 벌거벗은 봉들이 온갖 동물의 형태를 닮아 각도에 따라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기이한 남근석들도 군데군데 자리 잡아 흥미롭게 눈길을 끌게 한다. 하나하나가 모두 예술작품이 되어 인간의 심장부를 뒤흔든다 하겠다.

공룡능선의 몸통을 밟으면서 옮겨지는 발길마다 바위군도 함께 움직이고, 용틀임하듯 뻗어 내린 길목에 붉은 단풍잎도 바람에 나부낀다. 암벽을 지나 가파른 오르막길을 쉴 새 없이 치오르는 고개를 넘어공룡능선의 최고미를 자랑하는 천화대에 도착했다. 기암괴석으로 꽃밭 같이 형태를 이룬 수많은 암봉들이 갈 길을 가로막는다.

동북쪽으로 연결된 곳으로 기암준령 가운데 으뜸으로 치는 절경들이 곳곳에 자리한다. 멀리 화채봉과 동해가 바라보이는 전망이 너무나 신비스럽다. 오른쪽 가야동 계곡의 골과 그 위로 용아 장성이 칼날처럼 우뚝 서서 손짓하는 모습에 마음마져 빼앗긴다. 천상대 암릉이 뻗은 범봉과 설악골, 잦은 바윗골로 이어진 암릉길은 참으로 환상적이다.

공룡의 마지막 코스인 신성대를 향했다. 동서남북 어느 방향을 봐도 거대한 설악산의 절경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암봉과 능선 따라 펼쳐진 가을 단풍은 감탄을 연발케 한다. 걸음마다 풍광이 바뀌는 암릉길 따라 마지막 능선 신성대에 도착했다. 뒤돌아본 능선은 길게 뻗은공룡 몸전체가 화려한 몸매로 가꾸어져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바위봉의 위용이 당당하다.

무너미고개에 도착했다. 1시 40분이다.(공룡산행시간 4시간 23분 설악동에서 이곳까지 10시간이 소요되었다.)
지금까지 산행길은 네 발로 기어오르는 마등령과 바위암릉길인 공룡능선이었고, 천불동계곡으로 하산하는 길은 암벽 사이로 흘러내리는 계곡 따라 천혜의 비경을 가진 협곡으로 가는 길이다.

설악산 천불동계곡 / 설악산국립공원 홈페이지 캡처

천불동계곡은 설악산의 많은 계곡 가운데 외설악의 대표적인 계곡으로, 웅장하기가 끝이 없고 자신이 지닌 전부를 스스럼없이 드러내어놓은 곳이다. 장엄하게 솟아오른 절벽과 온갖 기암괴봉을 거느린 그 탁월함에 오늘날 설악산에서 가장 많이 찾는 계곡이다. 양면에 칼날 같은 연봉과 기이한 형상의 바위들이 1000의 부처상이 서 있는 것 같고, 보살들이 공양을 하고 있는 모습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점심식사를 마치고(2/5) 무너미 고개에서 천불동계곡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경사길은 길바닥이 파여 돌계단을 만들어 놓았는데도 몹시 힘이 든다. 협곡 양면 암벽을 낀 길목을 조망하기에 바쁘다.한참 가다 천당폭포(天堂瀑布)를 만났다. 15m의 조교와 사다리가 여럿 놓여 있는 철다리를 건넜다. 수려한 계곡의 풍치가 서서히 그 모습을 나타낸다. 계곡 상류에 있는 폭포로서 속세에서 묻은 모든 홍진이 이곳에서 씻겨지는 것 같아 천당에 이른 통쾌감을 느끼게 된다는 천당폭포는 험준한 골짜기에서 쏟아붓는 물꼬리가 장관이다.

고산지대와는 달리 푸른 수목들이 활개를 치고 당단풍나무도 파랗다. 아직 물들지 않아 붉은 단풍을 보기에는 이르고, 기암에 꽂혀있는 낙락장송들은 생기에 차 있다. 수정 같은 담과 소가 푸르게 고였다 흘러내리는 비단 같은 물결이 천국을 산책하는 것 같다. 양변높이 솟은 기암괴봉을 쳐다보느라 고개가 아프다.

천당폭포를 지나 200m쯤 내려가다 양폭포를 만났다. 좌측에서 흐르는 폭포가 양폭이고 우측에서 흐르는 폭포은 음폭이라 부르는데 양음이 합쳐서 천불동계곡을 이루고 있고, 양폭 옆에 양폭산장이 있다. 이곳을 지나면 오련폭포(五連瀑布) 쪽엔 봉마다 기암들이 부처상을 하고 있어 불상의 천국으로 착각된다. 와폭(臥瀑) 5개로 이루어진 오련폭포는 설악의 수많은 와폭 가운데 절승으로 손꼽히는 폭포로 여기가 바로 무릉도원(武陵桃源)이라 하겠다.

큰 반석 위로 옥 같이 흐르는 맑은 물을 바라보면 가야 할 길은 물론 시간까지 잊어버린다. 이곳에 머물러 가슴 아픈 사연들은 모두 폭포에 흘려보내고 싶다. 시간에 쫓겨 감탄만을 남겨두고 떠나야만 했다. 얼마나 왔는지 발바닥이 아프기 시작한다. 계곡이 깊어 끝없이 펼쳐지는 풍광이 없다면 주저앉아 더 가지 못할 것 같다. 귀신의 얼굴을 닮았다 하여 금강산의 귀면암 이름을 따서 부르는 귀면암에 도착했다.(오후 4시. 무너미고개에서 2시간)

귀면암을 앞쪽에서 보면 좌우에 우뚝 솟은 기암괴석이 마치 1000개의 불상들이 정좌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 절에 들어선 것 같은 엄숙한 분위기를 가지게 한다. 천태만상으로 늘어선 뾰족한 봉들은 조각가의 작품처럼 제각기 예술미를 지니고 있다. 제멋대로 생긴 수많은 괴석첩봉(怪石疊峰)이 변화무쌍한 불상의 모습을 이루고 있음은 천불동만이 가진 독특함이라 하겠다.

귀면암 앞은 휴게소 역할을 하고 있다. 젊은 친구가 커피와 토속주를 팔고 있다. 한 잔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나 시간에 쫓겨 돌아서니 뒤가 돌아보인다. 귀면암벽에 붙은 동판의 글귀가 바삐 가는 발목을 잡고 우리의 마음을 슬프게 한다.

“이곳을 지나는 길손이여, 84년 8월 21일 홀리 태풍의 노우(努雨) 속에서
등산객의 안전하산을 지도하다 52세의 나이를 급류에 흘려보내고
유만석(柳萬石)의 외로운 넉이 머무는 곳이오니 뜻있는 자 발걸음을 멈춰 명복을 빌자”

– 설악산 구조대 설악안내원 일동

귀면암에서 급경사 내리막길은 조심이 요구되는 곳이다. 비선대까지 2km가 남았다. 시간이 촉박하여 쉴 틈도 없어 피로가 온몸으로다가온다. 동호인들이 절뚝거리는 모습에 안스런 마음이 든다. 병풍교를 지나면서 병풍암을 바라보니 수직으로 이룬 절벽이 솟아 있어 정말 아찔아찔하다. 절벽 옆으로 흘러내리는 물과 병풍처럼 쌓여 있는 협곡이 자연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 설악의 매력에 누가 매혹되지 않으랴.

병풍교를 거쳐 멀리 비선대가 시야에 들어온다. 새벽길 등산은 조망을 하지 못했으나 석양빛에 하늘을 찌를 듯한 돌봉우리가 천불동 계곡의 명소로서 진가는 여기라 하겠다. 비선대는 마고선이 와선대로부터 이 곳에 와서 하늘로 올라간 곳이라 하여 비선대라고 부른다.

비선대는 풍치가 우아하고 너무나 아름다워 금강산의 만폭동을 능가한다는 설악산의 대표적인 명승지다. 비선대 앞에 하늘을 보고 솟구친 돌봉우리를 미륵봉(일명 장군봉)이라 한다. 봉우리 허리에 있는큰 석굴은 금강굴이다. 굴 안에 연대는 알 수 없으나 세상에서 숨어 살기로 한 어떤 고승이 수도할 때 사용하였다는 유물이 있었으나 현재는 남아 있지 않다.

금강굴은 천불동계곡의 명소이고 마등령 가는 길목에 있다. 비선대를 비켜 설악동으로 돌아서는데 휴게소에서 풍기는 토속음식의 냄새가 코를 간지럽힌다.

신흥사 앞뜰에 있는 대불상 앞에서 삼배를 끝으로 오늘의 산행을마감하게 된다.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 권금산성과 화채봉능선이 손짓을 한다. 언젠가는 꼭 한 번 가야겠다고 다짐했다. 소공원을 거쳐 주차장에 도착했다. 2시간 전에 도착한 선두그룹이 맨 끝에 도착한 필자에게 박수를 보내준다. 길고 긴 산행은 끝났다.(오후 5/40)(총 산행시간 14시간)


설악산 대청봉 / 설악산국립공원 홈페이지 캡처

뒤돌아 본 설악산은 우리 한반도의 맥박으로, 수많은 절경과 숨은 비경을 필자의 부족한 문장력으로 표현하는데는 어려움이 많아 부끄러움이 앞선다. 설악의 경승을 제대로 표현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어느 시인이 설악에 와서 절승을 보고 표현하는데 한계를 느껴 눈물만 흘리고 갔다는 일화가 있다. 영원히 잊지 못할 설악의 절승을 가슴 깊숙히 간직한 채 6시에 부산을 향했다. 설악에는 해가 노을을 살라먹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교통편: 부산 동부터미널에서 출발해 속초에서 하차. 속초~설악동버스 수시로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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