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식의 다시 본 명산] 원시림이 폭포와 함께 비경을 낚는 응봉산 | 뉴스로

[김창식의 다시 본 명산] 원시림이 폭포와 함께 비경을 낚는 응봉산

경북 울진군에는 백암온천과 노천탕으로 유명한 덕구 노천온천이 응봉산 깊숙한 협곡에서 온천수를 뿜어내 전국에서 일년내내 모여드는 수많은 인파로 명소라는 꼬리글이 붙은 지 오래된다.

낭만이 넘치는 동해바다를 옆에 끼고 천혜의 비경과 수려한 자연 경관이 아름다움을 넘어 황홀경을 연출하고 있는 응봉산 주변에는 석류굴과 불영계곡이, 명산으로는 백암산, 통고산이 아우러져 등산과 온천, 해수욕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동해의 명산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응봉산을 찾았다.

태백산맥의 동해 안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전설에 의하면 울진 조씨가 매 사냥을 하다 매를 잃어 버렸는데 이곳에서 매를 찾아 응봉(應峰 일명 매봉)이라 이름하였고 산의 동쪽 덕구계곡은 기암괴석과 용소폭포에서 솟아지는 물줄기에 경탄을 연발케 한다. 계곡 산자락에는 약알카리성 온천인 덕구온천이 자리한다.

덕구온천은 600여 년 전 고려말 궁수(弓手)와 창수(滄手)로 유명한 전씨가 30여 명의 사냥꾼을 데리고 사냥 중 발견하였다고 전해진다. 덕구계곡 테마등산로는 해발 998.5m 응봉산에서 덕구리를 거쳐 부구리까지 장장 15km에 걸쳐 펼쳐진 계곡이며 1983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선녀탕, 용소폭포, 효자샘 등 명소가 줄을 잇고 상류지역에 위치한 본 테마등산로는 2002년‘루시 태풍’으로 인해 훼손된 등산로와 물에 떠내려 가거나 파손된 교량들을 한데 묶어,천혜의 관광자원을 보전코져 울진군이 세계의 아름다운 13개 교량 모형을 조화시켜 테마공원으로 조성하여 등산을 겸한 관광지로 명성을 얻고 있다.

13개 교량 중 4교에서 6교 사이가 풍경이 가장 아름다워 보인다. (구)원탕이 있는 곳은 덕구온천에서 1시간 거리인 계곡 골짜기에 있으며 전에는 노천탕이 있었으나 매몰되었고, 샤워할 수 있는 간이시설도 폐쇄되어 지금은 온천수가 솟아올라 쇠파이프로 연결되어 덕구온천으로 연결되어 있다. 파이프에서 솟아오른 온천수로 물을 맛볼 수 있을 정도다.

등정길은 덕구관광호텔 북쪽고개 아스팔트 길 따라 십자로서 서쪽능선을 따른다.(11/30) 푹푹 찌는 삼복더위에 온 몸은 땀이 비 흐르듯 흘러 앞을 가누기가 힘든다.수림이 우거지고 노송도 한데 어울려 숲터널을 만들었지만 숨 막히는 더위 앞에는 기진맥진하게 된다. 연방 땀을 닦아도 땀방울이 샘물처럼 솟아난다.

능선길 오르는 길은 완만하지만 한 발짝 옮기는 것이 여간 고통이 아니다. 호텔을 떠난 지 40분 만에 민시 묘에 닿았다.(12/10) 등산복이 물에 빨래한 것처럼 흠뻑 젖었다.

잠시 숨을 고르고 갈증을 풀고 다시 오른다. 1시간 가까워서야 처음 오를 때 보단 몸이 가벼워지고 주위 풍경과 내려다 보이는 온전골의 굽이치는 폭포수에 마음이 씻긴다.

신갈나무, 굴참나무, 소나무가 숲터널을 이룬 산등을 넘어 헬기장을 지나자 산정이 코앞에 다달은 느낌이다. 2번째 헬기장을 지나자 890봉인 도경계선이다. 아득히 보이는 삼척의 재량박골의 깊은 골을 엿 볼 수 있다. 삼거리 갈림길이 나온다.사곡리 가는 길이 오른쪽으로 열렸다.얼마인가 무덥고 긴 능선길을 땀으로 디범벅이 된 얼룩진 모습으로 산정에 올랐다.뒤돌아보니 까마득하다.(12시)

백암온천을 안고 있는 백암산과, 통고산, 함백산, 태백산을 보는 순간 탄성과 함께 잠시나마 무더움도 피로도 잊게 된다. 산정의 삼각점이 높이가 1m가 넘는다. 998.5m의 정상의 표고를 1m 추가 시켜 해발 1,000m가 넘게 높이를 올린 것은 울진군민들의 향토의 애정을 담은 것이라 생각된다.

시야가 확트인 산정에서 여유로운 휴식으로 땀을 식히고 도시락으로 생기 찾아 하산길을 접는다.(2/30) 남동으로 뻗어 내린 능선길 따라 노송들이 뻗은 그 사잇길을 발 빠르게 움직인다.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광도 좋지만 그보다 알탕하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하다.

숲이 울창한 오솔길을 가시밭 헤쳐 가며 곤두박질쳐 단숨에 원탕에 닿았다. 온천수가 솟구치는 노천수는 쇠파이프로 연결되어 있고 많은 산악동호인들은 계곡에서 발을 담구며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잠시 머물러 온천수를 마신다. 이열치열이라 했다.

곧장 하산하다 만난 효자샘(일명 신선샘)에서 한사발 마신 약수는 속까지 시원한 꿀맛이다. 전설로 유명해진 효자에 얽힌 신기한 샘을 지날 때는 모두가 약수물을 마시게 된다. 1시간 여의 걸음으로 응봉산이 자랑으로 내세우는 절승인 용소폭포에 닿는다.(4시)

용틀임하는 폭포수를 보는 순간 탄성과 함께 염치를 잠시 배낭속에 넣고 폭포아래 있는 마당소에서 숨돌릴 겨를 없이 알탕으로 투신했다. 자살 아닌 생존의 투신이었다. 소름이 끼칠 정도로 찬기가 돈다. 아침에 등반할 때는 탈수 할 정도로 힘겹게 올랐다가 속세의 모두를 삼켜버린 폭포앞에서 느껴보는 희열이야말로 내일을 이어가는 피안을 이곳에서 찾게 된다.

용소폭포/마당소

용소골 이무기와 마덕구 이무기가 서로먼저 용이 되어 승천하려고 수백년을 기다려 왔지만 승천하지 못하여 안절부절하다가 매봉여신의 도움으로 승천하여 용이 되었다는 곳으로 기암괴석사이로 폭포수가 용트림하며 낙수하고 아래는 거울같이 맑은 물이 고이게 되었는데 위에는 용소폭포 아래는 마당소라고 이름한다.

마당소의 유래는 매봉여신이 용으로부터 온천수를 선물로 받고난 후 용소골 이무기와 선녀들에게 마음껏 놀 수 있는 자리를 선물로 내놓은 곳이며, 이곳은 수심이 워낙 깊어 옛 사람들이 명주실 한꾸리를 풀어 넣었으나 실끝이 약 4km 떨어진 산너머 마덕구계곡으로 나왔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덕구계곡으로 내려오는 동안 원탕과 효자샘, 용소폭포, 13개 교량 등 수 많은 명소의 품에 안겨 하산지인 덕구온천 앞에서 응봉산 12.6km 폭염을 안은 힘든 종주길을 마감한다. 산행 수첩에 또 하나의 응봉산이 기록되는 순간이다.(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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