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메가시티 서울’의 나비효과 | 뉴스로

[칼럼] ‘메가시티 서울’의 나비효과

서울 전경

국민의힘은 지난해 10월 30일 ‘수도권 신도시 교통대책 간담회’에서 김포시를 서울로 편입하자는 ‘이른바 ‘메가시티 서울’ 구상을 알렸다.

공교롭게도 다음날인 11월 1일은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의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포괄하는 첫 통합 계획인 ‘제1차 지방시대 종합계획(2023∼2027)’ 발표일이었다.

도하 언론들은 지방시대보다 메가시티 서울 구상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며, 윤석열 정부 지방시대 정책의 청사진은 메가시티 서울에 묻혔다. 지방시대 개막을 알리기 전날 메가 서울 발표는 왠지 엇박자 느낌이다.

일각에서는 메가 서울이 내년도 총선을 목적으로 급조한 정당의 어젠다라는 질타가 쏟아졌다. 부동산 등 집값 상승을 원하는 국민들의 욕망을 부추기는 나쁜 정치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이 거대해질수록 지방의 인재(人財)를 빨아들여 지역 간 불균형은 더욱 심각해지고 지방소멸은 가속화될 게 자명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의 메가시티 서울 구상은 고도의 정치적 수사(修辭) 아니면 단견(短見)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포퓰리즘으로 규정하면서도 적극적으로 반대하지는 않고 있다. 역시 표를 의식해서다.

메가시티는 외국에서도 추진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처음이 아니다. 마산, 창원, 진해를 통합한 사례도 있고 무산됐지만 부산, 울산, 경남을 묶는 부·울·경 메가시티 프로젝트가 시도된 바 있다. 모두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고 행정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목적이다.

그러나 서울의 메가시티화(化)는 다르다. 수도권 집중을 부추기고 지방 회생을 저해한다. 서울은 많은 인구와 재화가 몰려 있는 과밀도시다.

서울은 대한민국 인구의 20%가 밀집해 있다. 수도권 인구는 2600만명, 전체 인구의 50.5%이다. 그중의 대부분은 서울로 출근이나 통학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2년까지 비수도권에서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으로 순유입 된 20대 청년은 59만1000명이다. 반면 같은 기간 20대를 제외한 나머지 연령대에선 31만2000명이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순유출됐다.

비수도권을 떠나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으로 모여드는 20대는 점점 늘고 있다. 2013년 4만5000명에서 2020년 8만1000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는 6만4000명이 늘었다. 최근 10년간 비수도권을 벗어나 수도권으로 간 20대 인구는 60만명에 육박한다. 특히 지방에서 서울로 들어온 청년층 인구는 10년 전 4만명대에서 최근 6∼8만명으로 10년간 2.6배 늘었다.

비수도권 중에서 20대가 가장 많이 빠져나간 곳은 경남이다. 10년간 총 10만5000명이 떠났다. 이어 경북(9만명), 전남(7만6000명), 전북(7만6000명), 대구(6만6000명) 순이다.

청년들이 지방을 떠나 서울·수도권으로 향하는 이유는 일자리다. 서울·수도권의 20대 고용률은 전국 평균치(60.4%)를 웃돈다. 실제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20대 고용률이 가장 높은 곳은 인천(66.5%)이었고 경기(64.9%)가 그 뒤를 이었다. 서울(63.0%)도 전국 5위에 들었다. 반면 세종(49.1%), 광주(50.4%), 전북(51.2%), 부산(53.1%) 등 비수도권 11개 지역은 20대 고용률이 평균치를 밑돌았다. 수도권과의 고용률 격차는 최대 17.4%포인트까지 벌어진다.

일자리의 양뿐만 아니라 질 또한 지역별 차이가 크다. 지난해 수도권 근로자는 월평균 393만6000원을 받은 반면 비수도권 근로자는 344만8000원을 받았다. 수도권에서 일하면 평균 48만8000원을 더 버는 셈이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보장받기 어려워진 시대다. 청년들은 더 나은 직장, 더 나은 일자리를 위해 입사와 퇴사를 반복하며 일자리가 많은 지역으로 이동한다.

서울과 수도권은 양질의 일자리로 청년을 빨아들이고 있다. 이미 많은 인구를 흡수해서 넘치고 있지만 계속해서 좋은 인프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 인구의 수도권 유출은 비수도권의 노동력 부족으로 이어져 지방의 성장잠재력이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경쟁이 치열한 수도권에서 메가시티 서울의 나비효과까지 가세할 경우 청년층의 결혼·출산율은 지금보다 더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정한겸 / 세무회계 택스피어 대표 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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