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의 라떼별곡] 오징어 게임으로 세대 공감? | 뉴스로

[김민의 라떼별곡] 오징어 게임으로 세대 공감?

<이미지 출처- Netflix 홈페이지 캡처>

MZ 세대인 필자는 나름대로 중장년층 세대에 편견을 가지고 있다. 대충 ‘그들은 ~이러할 것이다.’하는 상투적인 생각들이다. 그중 하나는 ‘트렌드에 크게 관심이 없을 것이다.’는 전제이다. 매체가 아무리 다양화되고 발달되었다 한들 여전히 그것을 온전히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고, 대다수가 그것에 무관심한 것이 실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필자는 그 편협한 생각을 깨고 나오려 한다. 그 계기는 작년 초가을로 돌아가서 시작된다.

작년 어느 가을날, 세계적인 OTT(Over The Top) 플랫폼 회사인 ‘넷플릭스’에서 신작을 내놓았다. 그 이름은 ‘오징어 게임’. 어릴 적 즐겨 했던 그 놀이를 떠올리며 가볍게 보기 시작했다면 그 이름에 속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필자도 그 귀여운 이름에 속아 가벼운 마음으로 시청하기 시작했다가 이름처럼 가볍지 않은 내용에 당황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눈이 쉴 틈 없이 다채롭게 꽉 채워진 구성에 당황했던 건 잠시, 끝까지 재밌게 본 기억이 있다. 이 작품은 완벽한 구성과 자로 잰 듯한 완성도로 한국인 뿐만 아니라 곧 전세계인들의 눈길을 사로잡더니 글로벌 영화 시장을 장악해 버렸다.

그런데 이 같은 이슈 속에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어쩌면 중장년층들은 관심 없을거라 생각했던 이 작품에 열광을 한다는 것이다. 20대인 필자는 이 작품을 중반쯤 보고선 이것은 필시 젊은 세대들에게나 반응이 올 것이고, 중장년층들에게는 흥미도가 떨어질 거라 확신했다. 그러나 그것은 필자의 오만한 착각이었다.

그것의 출발점은 ‘오징어 게임’이라는 이름에서부터 기인한다. 사실 20대인 청년들 대부분이 이 게임을 생소해하며 그것에 대해 무지하다. 필자 또한 작품을 시청 전 ‘오징어 게임’이라는 것은 제작사에서 만든 신조어인 줄만 알았다. 그러나 중장년층들은 달랐다. 어릴 적 그들이 늘 하던 놀이이며 그들의 어린 시절 추억 그 자체다. 그렇기에 이 제목에 이끌려 접근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그들의 흥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작품성이 돋보이는 ‘오징어 게임’의 매력에 사로잡혀 세대와 관계없이 모든 이에게 사랑받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MZ세대와 중장년층은 ‘오징어 게임’이라는 하나의 콘텐츠로 서로 만나게 되었고, 그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이 형성되었다.

<이미지 출처- Netflix 홈페이지 캡처>

모든 이치가 그렇듯, 시작이 좋아도 과정이 그렇지 못하면 그 처음의 열정은 쉽게 식기 마련이다. ‘오징어 게임’이 그 이름으로 중장년층의 관심을 끌 수 있었다 한들, 그 내용이 그들의 관심사와 맞지 않으면 끝까지 집중하기 어렵다. 그런데 ‘오징어 게임’은 여러 가지 전통 놀이들을 드라마 내용에 접목시켰다. 가볍게 ‘딱지치기’로 시작하여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설탕 뽑기 게임’, ‘줄다리기’, ‘구슬치기’, ‘징검다리 건너기’의 여러 다채로운 놀이들로 이해와 공감을 이끌었다. 중장년층들이 어릴 적부터 접해온 놀이라 거부감 없이 친숙하게 그 내용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필자는 이 사실을 접하고 나서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이 일련의 과정을 보면 이러한 결론이 당연하겠지만, 필자의 틀린 편견이 중장년층을 이해하는 데에 걸림돌이 되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나 자신조차도 중장년층과의 소통을 스스로 거부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늘 사고하고 그 사고에 따라 자신만의 사상을 완성한다. 그 사상에는 대부분 정답이 없는 주관의 영역이지만 때로는 그 사상이 편견이 되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지나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조금 더 서로를 이해하도록 노력하고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며 소통해본다면 훨씬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갈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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