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식의 다시본 명산] 신불산, 간월산… 홍류폭포 비경에 묻히며 넋놓고 감상한다 | 뉴스로

[김창식의 다시본 명산] 신불산, 간월산… 홍류폭포 비경에 묻히며 넋놓고 감상한다

고산지괴(高山地塊) 가운데 주봉으로 위용이 당당한 신불산은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 삼남면과 접해 있다. 동북으로는 간월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남쪽으로는 광활한 억새 초원으로 이어진 긴 능선길이 전망대 역할을 하는 멋진 평원이다. 영남알프스가 자랑으로내놓은 8대 명산(고헌, 문복, 가지, 운문, 재약천황, 간월, 신불, 영축)의 하나로 정상 아래 등뼈처럼 암벽이 이어진 신불공룡은 1, 2 공룡으로 나누어 뻗은 바위 암릉으로 언양 자수정 동굴나라 입구에서 끝을 맺는다.

신불산이 가지고 있는 뜻은 신은 신성지(神聖地)라는 뜻이며 불(佛)은 광명을 의미하는‘붉’을 의미한다.이 산 위에 있는 재약산, 천황산, 간월산, 영축산 등이 성산(聖山)이며 신산(神山)의 뜻을 가진 것으로,신불산의 신(神)도 신성한 땅, 신령한 산을 의미하며 불(佛)자가 가지는 그 훈(訓)은 부처를 말하는 것이며 그 외에 불(火),벌(伐)의 뜻도 가지고 있다.

신불산과 간월산을 잇는 2 산의 특색인 공룡능선을 타기 위해 먼저 신불산 공룡능선을 탄다.

우람한 바위벽을 이룬 공룡을 타며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산행들신불산, 간월산/도립공원 231머리가 언양 작천정 자수정 동굴나라 입구에서 시작된다.(10시) 동굴나라 입구에서 신불산으로 오르자면 빽빽이 들어선 소나무 침엽수와 함께 가파르게 올라간다. 20여 분 지나면 제 2신불공룡으로 오른다. 이곳부터는 칼날처럼 솟구친 바위들을 디딜 때 때로는 간담이 서늘해지기도 한다. 불상처럼 생긴 기이한 바위들 위에 낙락장송이 교태를 뽐내고, 양쪽 절벽에는 낭떠러지가 위험 신호를 알리고 있다. 한 발자국마다 조심해서 올라가야 하는 아슬아슬한 절벽들이 군데 군데 도사리고 있다. 바위틈을 비집고 올라서면 새로운 바위가 앞을 막고, 넘고 또 넘어야 하는 암릉길은 온 몸에 땀을 솟게 하는 아찔함이 더없는 스릴과 암릉 타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게 한다.

1시간 30분 가까이 올라가 제 2공룡을 지나면 더 힘든 제 1공룡으로 오르게 된다. 가파른 길을 조금 오르다 보면 우측으로 돌아가는 갈림길이 홍류폭포로 가는 길이다.그 길을 무시하고 곧장 암릉을 타고 위로 올랐다. 난이도가 점점 높아지며 깎아지른 칼바위를 네 발로 기어 오르는가 하면 나뭇가지를 잡고 절벽의 낭떠러지를 오를 때는 온 몸이 오싹해진다. 공룡능선 산행길은 바위를 타고 바위로 끝나는 절벽의 연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2시간 30분의 숨가쁜 길을 한시도 마음을 놓지 않고 정상에 올랐다.(12/30) 한숨을 돌려 사방을 바라보면 넓게 펼쳐진 평원과 수많은 산들의 향연이 긴장을 풀어준다. 명산들이 부챗살같이 펼쳐 보이고 북쪽은 600m가 넘는 절벽을 보면 공중에서 내려다보는 착각을 일으키게 된다. 신불산 정상 표시석과 돌탑이 있는 곳에서 남쪽 영축산을 잇는 능선은 억새 평원을 이뤄 장관이다. 오른쪽으로 간월재 가는 길로 방향을 틀어 10여 분 가면 헬기장을 만나게 되고, 돌탑이 선 봉232 다시 본 명산우리를 지나 20여 분 더 가면 간월재다. 신불산 산행은 이곳에서 마감하게 된다.(1시)

간월산(肝月山)은 북쪽에 가지산을 두고 서쪽으로 재약산을 바라 보며 남쪽은 신불산과 맞닿아 있고 북동쪽의 고헌산이 눈을 흘기며 에워싸고 있는 형국이다.

파래소폭포

울산 울주군 상복면 등억리와 이천리(배내)를 동서 양쪽에 두고 남북으로 완만한 능선을 이루면서 솟은 간월산은 신불 영축산과 마찬가지로 주변이 넓찍하고 편편한 억새밭이 있어 벌(伐)을 이루고 있다. 정상에서 등줄기로 뻗은 간월공룡은 신불공룡과 나란히 쌍벽을 이루고 있으며, 간월골엔 홍류폭포를 가운데 두고 절경을 이룬 공룡 능선이 간월산장에서 맥을 끝낸다. 이곳 간월재는 억새밭이 펼쳐져, 광활한 초원 앞에 가슴을 활짝 열어 숨을 크게 들이쉴 수 있는 상쾌함에 매료되어 버린다.간월재는 이천리(배내) 사람들이 옛날 언양읍을 오가기 위해 이곳에서 구름과 함께 쉬어간다는, 사연도 많은 유명한 고개마루이다. 이곳은 산나물이 자생하기 좋은 조건을 가져 예전에는 주위가 온통 산나물로 가득 찼다. 간월재에서 좌측길은 파래소 폭포,우측은 홍류폭포로 가는 길이다.직진해서 헬기장을 지나 정상에 올랐다.(1/20,산행시간 3시간 10분)

북으로 눈을 돌리면 가지산과 운문산, 고헌산과 문복산 서쪽에 능동산 사자봉, 수미봉으로 둘러싸인 수많은 봉과 능선이 일망무제로 펼쳐진 파노라마는 환상의 영남알프스라 하겠다. 다시 되돌아와 헬기장에서 좌측으로 내려가는 간월공룡 길이 열려있다.(1/20)

긴 휴식을 끝내고 공룡길을 타게 된다.(2시) 신불공룡과 비교해 보면 난이도 면에서 조금도 손색이 없다. 헬기장 옆에‘고 산악인 윤봉순비’가 고요 속에 잠들고 있다. 곧장 내려가는 간월 공룡은 시작부 터 급경사를 이룬다. 양쪽 바위 사이에 몸 하나 겨우 지나갈 정도의 좁은 틈바구니 사이로 가야 하는 가파른 지대를 시작으로 암반 지대가 연속해서 이어진다.좌측 사면에 우뚝 선 천길바위는 위용이 대단하다. 오른쪽 간월골이 한눈에 들어오고, 깊고 깊은 좌우 두 골 가운데로 뻗어진 암릉을 이룬 간월공룡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정말 시원스럽다. 우락부락한 암봉숲을 헤쳐가다 바위벽을 만나 밧줄을 타고 내려가니 아찔한 순간이다. 천의 얼굴을 가진 수많은 바위와 기봉들이 앞을 다퉈 버티고 있어 그 선경에 매료된다.

한참 가다 가장 난이도가 심한 깎아 세운 듯한 암벽을 만난다. 10m나 되는 암벽을 가느다란 밧줄 하나에 의지해서 내려갔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조바심도 난다.밧줄이 약해서 빨리 교체되어야 할 것 같다. 비가 오고 시야가 가리면 이곳을 등산하는 것은 포기해야 할 정도이다. 미끄러움도 문제지만 양면이 모두 절벽을 이뤄 안전에 신경을 써야 한다. 바위를 건너고 또 건너뛰어 암릉과 경사진 곳을 벗어나 편편한 능선길과 마주쳤다. 암릉을 타고 온 시간이 거의 1시간이다.

간월산

암릉이 끝난 이곳부터는 잡목이 우거지고 떨어진 낙엽이 융단을 깔아 낙엽 밟는 소리가 마음을 편하게 한다.가까이서 바라본 천길바위는 웅장함과 위용이 당당하다. 능선 갈림길 왼쪽은 천길바위 쪽이고, 직진해서 가면 임도를 만나게 된다. 임도를 건너 조금 가면 갈림길이 또 나온다. 오른쪽은 홍류폭포,직진길은 간월산장이다. 이곳에서 홍류폭포가 시야에 들어온다.

이 지방의 산은 대부분 장년기(狀年期)로 산정(山頂)이 원정(圓頂)234 다시 본 명산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오직 1,038m 고지의 간월산은 웅장함을 자랑하며 단조봉(丹鳥峰)에 이르러 절경을 더하고 있다. 구름 덮인 단조봉 정상에는 33m 벼랑으로 내리닫는 홍류폭포가 비경을 이루는데 겨울에는 얼어 눈이 되어 흩날린다.비경에 심취해 있노라면 중국의 시성 이백(李白)의 비류직하 삼천척(飛流直下 三天尺)이란 싯귀를 생각나게 한다.

갈 길을 재촉하여 등을 돌리면 멀리 발 아래 풍요로운 들판과 언양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경승이다. 얼음이 얼어 백옥으로 갈아입고 고드름 사이로 흘러내리는 물이 솟구치며 소에 이르는 장관은 더욱더 사랑스럽다.

조망을 끝내고 조금 가면 계곡을 만나는데 암반 위로 흘러내리는 깨끗한 물이 암릉에서 가슴 조이던 긴장도 잊게 해주고, 해맑은 정신이 다시 솟아나게 한다. 계류를 건너 간월산장에 도착함으로 산행이 마감된다.(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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