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길의 부동산 발견] 8.3 부동산 대책 실거주 요건을 대폭 강화한 정책이 유발할 부작용과 시장 혼란
![[김순길의 부동산 발견] 8.3 부동산 대책 실거주 요건을 대폭 강화한 정책이 유발할 부작용과 시장 혼란](https://img.newsro.kr/wp-content/uploads/2026/07/27024321-2b3b-4181-9615-8435aaed92b6.jpg)
[편집자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시선을 통해 독자들에게 새로운 지적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칼럼입니다. 사회적 자본인 지식과 경험·노하우를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본 코너는 ‘종횡무진포럼·가디언·펄스㈜·한가향’이 공동 후원 합니다.
정부가 다시 한번 강력한 세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번 ‘8.3 부동산 세제 개편안’의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실거주 1주택자의 부담은 철저히 덜어주되, 다주택자와 고가주택 보유자에게는 보유세 부담을 대폭 키워 시장으로 매물을 내놓도록 압박하는 것이다. 여기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적 유예라는 ‘퇴로’를 열어주며 다주택자들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양도세 중과 유예 혜택을 활용하려는 다주택자들의 셈법이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 개편안에서 장기보유특별공제의 거주 요건 신설 및 공제율 재조정이 함께 포함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존에는 단순히 오래 보유하기만 해도 일정 수준의 공제 혜택을 누릴 수 있었지만, 이제는 실제 거주 여부가 공제 적용의 핵심 잣대로 작용하게 된다. 이는 실거주하지 않고 소유 목적으로만 장기 보유해 온 비거주 다주택자들에게 중장기적인 양도세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소다. 결국 정부는 양도세 중과 유예라는 한시적 퇴로를 제공하는 동시에,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라는 미래의 세금 패널티를 명확히 제시한 셈이다. 보유세 부담까지 겹친 상황에서 절세 실익을 따져본 임대사업자나 입지가 상대적으로 약한 지역의 주택 보유자들은 이번 유예 기간 내 매도를 적극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실거주 요건을 대폭 강화한 정책이 유발할 부작용과 시장 혼란 역시 명확하다. 가장 큰 문제는 서울을 비롯한 핵심지에서 다수의 임대 주택을 공급해 온 소유주들의 행동 변화다.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사수하거나 양도세 비과세·감면을 받기 위해, 기존에 임대를 주던 집주인들이 실제 거주를 하겠다며 기존 임차인을 내보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임대차 계약 갱신 거절에 따른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갈등이 격화되고, 실거주 요건을 채우기 위한 주거 이동이 강제되면서 임대차 시장 전체의 혼란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집주인의 강제 입주로 전월세 유동 매물이 줄어들고 세 부담까지 임대료로 전가된다면 서민의 주거비 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가장 아쉬운 대목은 시장이 그토록 열망하는 원활한 주택 공급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이 빠져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시장의 안정은 단순히 세제 압박을 통한 기존 재고 매물의 한시적 출회나 집주인들의 강제 실거주 전환만으로는 결코 이뤄질 수 없다. 이는 단기적인 착시 효과를 줄 수 있을지언정, 시장의 근본적인 신규 수요를 충족하지 못한다. 실거주 수요자들이 원하는 입지에, 원하는 형태의 신규 주택이 지속적으로 공급될 것이라는 시장 신뢰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세제 완화 유예 기간이 끝난 후 다시 공급 가뭄과 가격 재상승이라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위험이 높다.
결국 정책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수요 억제와 세제 압박에서 실질적 유효 공급 확대라는 본질로 전환되어야 한다. 세제 개편으로 매물 물꼬를 틔운 지금이야말로,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와 도심 공급 촉진 등 중장기적인 공급 로드맵을 과감하게 함께 제시해야 할 때다. 확실한 공급 신호가 전제될 때 비로소 부동산 시장은 진정한 평형을 찾게 될 것이다.
*김순길 칼럼니스트
김순길은 정책적인 행정계획과 부동산 가치를 올리는 컨설팅을 하고 있다. 공간과 도시의 재생은 공공의 역할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공공과 민간이 조화를 이루면서 자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부동산 전문가로서 공공과 민간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부동산 가치를 올리는 일은 창의적인 안목이 있어야 가능하다. 창의적인 안목은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이론을 겸비해야 생긴다. 2종 주거지역으로 노후 낙후되었던 서울의 연남동이 새로운 8대 상권의 지역으로 부상하기까지 컨설팅을 했던 필자의 노하우를 공개하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