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연도: 2025년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 사일로랩은 빛, 소리 등 비물질적 요소를 통해 물질과 감정, 기억의 경계를 재구성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파동>은 물, 빛, 소리의 미세한 변화를 기술로 포착하여 감각의 경계를 확장하는 미디어 설치 작품이며, <묘화>는 백열전구의 점멸을 통해 소멸과 기억, 정서적 울림을 환기하는 설치 작품이다.

박기진 작가는 DMZ 복무 경험을 바탕으로 시간과 정서를 재구성하는 작업을 통해 현실과 허구, 기억과 세계가 뒤엉킨 경계를 탐구한다. <미지>는 철책 너머 풍경에서 느낀 감정을 시각화하여 과거, 현재, 미래가 교차하는 감각을 표현하고, '나'라는 존재가 마주한 세계의 경계를 탐색하는 작품이다.

청주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다시, 찬란한 여정》전은 '재생'을 주제로 국내외 작가 10인의 작품을 통해 물질의 변형, 소외된 기억, 감각적 경험, 치유와 회복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스튜디오 스와인, 최우람, 황아일 등은 폐기물, 꽃, 도시 공간 등을 소재로 재생의 의미를 탐구하고, 윌리엄 켄트리지, 신순남은 정치적 검열, 디아스포라 등의 기억을 재구성한다. 권하윤, 볼탕스키는 VR, 설치 예술로 감각적 경험을 제공하며, 이우환, 백남준, 김승영은 사유, 명상, 참여형 퍼포먼스를 통해 치유와 회복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황아일 작가는 일상 공간에 최소한의 개입 및 변형을 통해 대상의 다층적 의미를 드러내는 작업을 선보인다. 전시 작품 〈반사의 너머〉는 미술관 기둥에 특수 필름을 활용하여 빛과 색의 유기적 반응을 유도하고, 공간 경험을 확장하는 매개체로서 익숙한 공간을 새롭게 재발견하게 한다. 작품은 전시 종료 후 해체되어 본래의 물질로 돌아가는 소멸의 과정까지 창작의 일부로 포함한다.

프랑스 개념미술 작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의 설치 작품 〈그림자 연극〉은 삶과 죽음, 존재와 부재 등을 주제로 인간의 나약함과 유한성을 감각적으로 드러낸다. 철판 형상에 빛을 비춰 벽에 투사된 그림자는 바람에 흔들리며 빛과 그림자의 극적인 대비를 연출하고, 관객에게 다양한 감각적 경험과 해석을 제공한다.

최우람 작가는 '기계 생명체' 연작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감정을 투영한 기계 예술을 선보여 왔다. 신작 <예쁘게 시들어 가고 싶어 너와>는 이이언의 음악에서 영감을 받은 퍼포먼스 설치 작품으로, 꽃잎의 생성과 소멸을 통해 세대의 순환과 죽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이우환 작가는 동양적 사유를 바탕으로 사물과 세계의 관계를 탐구하는 예술가이자 이론가이다. 그의 작품 〈관계〉(1992)는 자연물인 돌과 산업화의 산물인 철의 관계를 통해 인간과 세계, 사물 간의 관계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제시한다. ‘관계항’ 시리즈는 가공되지 않은 사물과 공간 배치를 통해 동양의 무위사상을 표현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 예술가 윌리엄 켄트리지는 드로잉, 판화, 애니메이션, 연극, 오페라 연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정치와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사회적 현실을 반영한 작품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 〈나는 내가 아니고 그 말은 나의 것이 아니다〉(2008)는 고골의 소설 '코'를 원작으로 한 오페라 연출작으로, 권위에 의해 조작되고 분열되는 자아를 8개의 스크린을 통해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으로 표현한다.

스탈린의 소수민족 강제 이주 정책으로 고통받은 한민족 유민의 삶을 그린 신순남 작가의 작품 〈진혼제, 소리없는 절규, 페스트〉는 혹독한 환경 속에서 희생된 어린이와 슬픔에 잠긴 어머니의 모습을 통해 비극적인 유민사를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과장된 몸짓과 어두운 색조는 절망과 슬픔을 강조하며, 잊힌 역사의 상흔을 현재까지 소환합니다.

스튜디오 스와인(SWINE)은 건축, 설치, 영상, 조각, 디자인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창작 콜렉티브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제작된 '어드벤처 시리즈'는 해양 오염, 산업 사회의 이면, 천연자원의 대체 등 환경 문제와 문화적 맥락을 탐구하는 영상 작품이다.

백남준 작가는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로서 기술 매체를 통해 예술의 지평을 넓혔다. 〈TV 부처〉는 부처상과 TV 모니터를 통해 동서양의 소통과 자기 성찰을 표현하고, 관객 참여를 유도하며 치유와 회복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김승영 작가는 소통과 기억을 주제로 영상, 조각, 설치 작업을 통해 인간관계의 상처 치유와 잊혀진 기억 환기를 시도한다. 버려진 사물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전시 공간을 사유와 성찰의 장으로 변화시키는 그의 작품 〈쓸다〉(2021-2022)는 관객 참여형 설치·영상 작업으로, 마음을 비우고 치유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관객은 종이에 감정을 적고 구겨 버리는 행위를 통해 '말 없는 글쓰기'를 경험하고, 영상 속 스님의 마당 쓸기는 쓰기와 쓸기의 과정을 통해 감정의 흔적을 성찰과 치유로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