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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원의 생각의 추(追)] 양질의 일자리,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AI 요약“당신이 고용을 원한다면, 기업을 도와야 한다.” 이 말은 언뜻 들으면 한국의 경제단체 대표가 한 말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는 영국의 전 총리 마거릿 대처(Margaret Thatcher)가 남긴 발언이다. 대처의 이 말은 자본주의의 메카니즘에 대한 적확한 통찰이자, 한국이 직면한 ‘일자리 문제’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최근 한국...

[이기원의 생각의 추(追)] 양질의 일자리,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당신이 고용을 원한다면, 기업을 도와야 한다.” 이 말은 언뜻 들으면 한국의 경제단체 대표가 한 말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는 영국의 전 총리 마거릿 대처(Margaret Thatcher)가 남긴 발언이다. 대처의 이 말은 자본주의의 메카니즘에 대한 적확한 통찰이자, 한국이 직면한 ‘일자리 문제’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최근 한국의 고용 지표는 상반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체 취업자 수는 일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청년층과 40~50대의 고용 부진은 여전히 심각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8월 기준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4.9%로, 전체 실업률(2.0%)의 두 배를 넘는다. 특히 체감 실업률은 이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고용이 증가한 것처럼 보여도, 서비스업 고용은 증가 했으나 제조업 부문의 양질의 일자리는 크게 늘고 있지 않다. 일자리의 질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고용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결국 기업, 특히 민간 제조업의 활력이 회복되어야 한다. 전체 고용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 부문에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신산업과 신기술이 등장할 때 비로소 안정적이고 질 높은 일자리가 생겨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까? 과거 어느 정부처럼 대통령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하거나, 일자리 전담 부서를 신설한다고 해서 결코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먼저, 기업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책 결정자들은 기업을 단순한 규제의 대상으로만 인식할 것이 아니라, 경제를 이끄는 핵심 주체로 바라보아야 한다. 기업은 단지 이윤을 추구하는 조직이 아니라, 일자리를 만들고 세수를 확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기업 없이는 양질의 일자리도 없다. 단기적·인기영합적인 정책보다, 산업 경쟁력 강화와 기업 활동 촉진을 위한 장기적인 전략이 절실하다. 둘째, 매력적인 투자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기업이 국내에 투자하고 고용을 확대할 수 있도록 세제 감면과 입지 지원, 규제 완화 등 다양한 유인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최근 일부 기업들이 생산 거점을 해외로 이전하고 있는 것은, 국내 투자 환경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다. 고부가가치 산업 클러스터 조성과 인프라 확충 등도 민간의 대규모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이 될 수 있다. 셋째, 기술 개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양질의 일자리는 단순 반복 노동이 아닌 첨단 기술 산업에서 창출된다. 정부는 전략 산업에 대한 기술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산·학·연 협력 체계를 강화해 기업이 신기술을 빠르게 산업화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R&D 세액 공제 확대, 핵심 기술 인력 양성 등의 정책도 기술 중심의 일자리 창출에 효과적이다. 넷째, 창업 기업에 대한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 스타트업은 혁신의 주체이자, 새로운 일자리의 원천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창업 생태계는 아직 성숙하지 못한 상황이다. 창업 자금 조달의 어려움과 과도한 규제, 높은 시장 진입 장벽 등으로 인해 창업 후 3년 내 폐업률이 40%를 넘는다. 창업 초기 자금 지원, 규제 샌드박스 확대, 기술사업화 지원 등이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다섯째, 노동 정책은 유연성과 안정성의 균형을 지향해야 한다 기업이 인력을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어야 고용 창출의 여지가 생긴다. 현재 신규 투자 또는 고용 확대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가 노동시장의 경직성이다. 최근 여당의 주도로 제정된 이른 바 ‘노란봉투법’에 대해 기업의 투자 심리를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많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노동자의 권익 보호 또한 중요하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 불법 노동행위 근절, 직업 훈련 강화, 실업 안전망 확충 등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노동 정책은 기업의 발목을 잡는 제도가 아니라, 노사 간의 지속 가능한 공존 구조를 만들어가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속적인 교육과 인재 양성이 핵심이다 미래 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적시에 공급하지 못한다면, 기업은 인력이 필요해도 채용할 수 없다. 교육과 노동시장 간의 미스매치를 해소하고, 실무 중심의 직업 교육, 이공계 중심의 학제 개편 등을 통해 인재 양성 체계를 고도화해야 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산업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다. 지난 6월, 이재명 대통령은 주요 대기업 총수 및 경제단체장들과의 간담회에서 “경제의 핵심은 기업”이라며, “기업이 성장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이 정책으로 이어지는 실질적 의지가 되기를 바란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정부가 직접 고용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자발적으로 투자하고 고용을 확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일자리는 단지 복지나 분배의 관점에서만 접근해서는 안 되며, 성장과 산업 경쟁력의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이제는 단기 처방이 아닌, 시장과 기업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구조적 개혁과 정책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양질의 일자리’는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결코 만들어질 수 없다. 시장과 기업, 노동계, 정부가 함께 책임지고 해결해 나가야 할 시대적 과제다. 기업이 살아야 일자리가 생기고, 일자리가 있어야 국민의 삶이 지켜진다. 그 출발점은 기업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과감한 지원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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