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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원의 생각의 추(追)]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 흐르는 시간 속에서 기회를 낚는 법

AI 요약고대 로마와 더불어 서구 문명의 양대 축이자 유럽 문화의 근간으로 불리는 고대 그리스. 한때 아테네와 스파르타를 중심으로 찬란한 문명의 꽃을 피웠던 그들은 전 지중해권에 헬레니즘 문화를 전파하며 현대 문명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들이 남긴 유산은 수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 세계인에게 경탄을 자아내게 하며, 오늘날 그리스인들에게는 든든한 관광 자산이라...

[이기원의 생각의 추(追)]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 흐르는 시간 속에서 기회를 낚는 법
고대 로마와 더불어 서구 문명의 양대 축이자 유럽 문화의 근간으로 불리는 고대 그리스. 한때 아테네와 스파르타를 중심으로 찬란한 문명의 꽃을 피웠던 그들은 전 지중해권에 헬레니즘 문화를 전파하며 현대 문명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들이 남긴 유산은 수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 세계인에게 경탄을 자아내게 하며, 오늘날 그리스인들에게는 든든한 관광 자산이라는 '먹거리'까지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3년도의 경우, 그리스는 잇따른 대형 산불과 폭염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관광 수입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20%를 차지했을 만큼 그 위상이 대단하다. 하지만 그리스의 진정한 가치는 눈에 보이는 유적뿐 아니라,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로 대표되는 문학, 그리고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정립한 철학 등 인류의 정신사에 미친 지대한 영향력에 있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이 지혜로운 고대 그리스인들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는 또 다른 통찰이 있으니, 바로 시간 관리에 대한 두 가지 개념인 '크로노스(Chronos)'와 '카이로스(Kairos)'다. 이 두 단어는 모두 시간을 의미하지만, 그 속에 담긴 본질은 확연히 다르다. 먼저, 크로노스는 본래 '시간의 신'으로,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로 일정하게 흘러가는 객관적이고 정량적인 시간을 뜻한다. 우리가 시계와 달력을 통해 확인하는 초 · 분 · 시, 하루와 일 년 등 물리적인 흐름이며,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절대적인 개념이다. 낮과 밤의 교차, 계절의 순환, 그리고 모든 생명체가 태어나 성장하고 소멸하는 과정이 이 속에 있다. 인간의 힘으로 결코 멈출 수 없는 이 흐름 속에서 우리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계획과 성실한 관리가 필수적이라 할 것이다. 반면, 카이로스는 '기회의 신'을 의미하며, 특정한 의미가 부여된 주관적인 시간, 즉 인간이 현실에서 만들어내는 상대적 질(質)의 개념이다. 그리스 신화 속 카이로스는 앞머리는 무성하지만 뒷머리는 대머리인 기이한 모습으로 묘사된다. 이는 기회가 다가왔을 때는 잡기 쉽지만, 한번 지나가면 다시는 붙잡을 수 없다는 냉혹한 진리를 상징한다. 고대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는 "운이란 준비가 기회를 만나는 지점에 있다"고 말했다. 카이로스의 시간은 가만히 앉아 기다리는 자에게 주어지는 행운이 아니다. 그것은 크로노스의 시간 속에서 자신을 갈고닦으며 늘 준비하고 민첩하게 대처하는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결정적 순간이다. 기회를 포착하는 힘은 단순한 운이 아니라, 상황을 통찰하는 능력과 이를 실행에 옮기는 용기와 노력에서 비롯된다. 결국 '끊임없이 흐르는' 크로노스와 '특별한 찰나'인 카이로스는 우리 삶 속에서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크로노스라는 일상의 토대 위에서 성실하게 장단기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 나갈 때, 비로소 갑자기 찾아오는 카이로스의 순간을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이 생기기 때문이다. 크로노스를 관리하는 체계적인 노력과 카이로스를 낚아채는 순발력이 조화를 이룰 때 우리의 삶은 비약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유명 저널리스트 J. 하비스는 "승자는 시간을 관리하며 살고, 패자는 시간에 끌려 산다"고 일갈했다. 시간의 주인이 되느냐 노예가 되느냐는 결국 이 두 가지 시간을 어떻게 조화롭게 운영하느냐에 달려 있다. 2026년의 새 아침이 밝았다. 새로운 한 해, 우리 모두가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크로노스의 시간을 유용한 가치로 채워 나가길 바란다. 그렇게 준비된 상태로 기다리다 카이로스의 순간이 도래했을 때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거머쥔다면, 우리가 직면한 여러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 가치 있고 풍요로운 결실을 맺을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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