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원의 생각의 추(追)] 용서는 누구를 위해 해야 할까요?
AI 요약어느 농촌지역 마을, 옛날에 비하면 거주 인구가 줄긴했어도 귀촌 인구가 제법 있어서 농촌 마을치곤 활기도 있고 특히 최근에는 특용작물을 재배해 소득이 높아진 농가도 많아 살기 좋은 마을이다. 그런데, 이 평화로운 마을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월경 부터다. 이 마을 출신 A씨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는데 공교롭게도 다른 면 출신인 경쟁 후보 ...
![[이기원의 생각의 추(追)] 용서는 누구를 위해 해야 할까요?](https://img.newsro.kr/wp-content/uploads/2023/12/이기원-3타이틀771-x-434-픽셀.jpg)
어느 농촌지역 마을, 옛날에 비하면 거주 인구가 줄긴했어도 귀촌 인구가 제법 있어서 농촌 마을치곤 활기도 있고 특히 최근에는 특용작물을 재배해 소득이 높아진 농가도 많아 살기 좋은 마을이다. 그런데, 이 평화로운 마을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월경 부터다. 이 마을 출신 A씨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는데 공교롭게도 다른 면 출신인 경쟁 후보 B씨와 같은 성씨를 가진 주민이 이 마을에 거의 30% 정도가 거주하고 있는 것이다.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B씨는 일가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지원을 호소했고, A씨는 나머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선거운동을 벌였다. 선거 결과 A씨가 당선이 되었는데, 문제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상대 후보를 너무 비판한 데서 시작되었다. 후보끼리도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해서는 안되는데 마을 주민들이 두 패로 나뉘어져서 서로 상대 후보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다가 나중에는 주민들의 감정싸움으로까지 비화되어 선거가 끝난 지 3개월이 다가오고 있으나 아직 화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낙선한 B씨 문중 사람들의 감정의 골이 깊어 서로 인사도 나누지 않는 삭막한 마을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 동네는 계속 이런 상태로 있어야 하는가? 이 마을 주민들은 도대체 무슨 죄를 지었기에 계속 스트레스를 받고 살아야 한단 말인가?
우리는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서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야 하기에 남으로부터 상처를 받기도 하고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대개 자신이 타인들에게 준 상처는 잊어버리기 쉬워도 남으로부터 받은 상처는 오래 기억한다. 그리고 상처의 깊이가 클 경우에는 원한이나 미움, 증오, 복수심 등과 같은 이름으로 상흔이 남아 평생을 따라다니며 괴롭힐 수도 있다.
필자도 12년 전에 큰 상처를 받은 적이 있다. 서로가 정말 깊은 신뢰로 이어져 왔다고 생각했기에 배신을 당했을 때의 그 상처는 두 번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을 만큼 컸다. 특히 자다가도 번뜩 깨여 잠을 이루지 못할 때도 많았다. 그러한 시기에 어느 책에서 ‘달라이 라마’의 말을 접하게 되었다. “만일 나를 고통스럽게 만들고 상처를 준 사람에게 미움이나 나쁜 감정을 키워나간다면 내 자신의 마음의 평화만 깨어질 뿐이다. 하지만 내가 그를 용서한다면 내 마음은 그 즉시 평화를 되찾을 것이다. 용서해야만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있다.” 이 말을 되씹으면서 곰곰이 생각해 봤다. ‘그 사람이 나한테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라며 혼자서 원망하고 나쁜 감정을 곱씹어봐야 내 기분만 나빠지고 잠을 설치는 일도 있어서 건강까지 해치게 되는데 이제 정말 생각을 바꿔야겠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원망해봐야 일어난 일을 되돌릴 수도 없지 않은가? 더 이상 생각하지 말자!’고 마음을 고쳐먹고, 다시 그 사람이 생각나게 되면 얼른 ‘생각하지 말자!’고 노력하니까 마음이 정말 편안해졌다. 이른바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한 이유다. 그리고 지금은 간혹 우연히 만나게 되어도 가볍게 인사를 나누며 지나칠 수 있다.
세계적인 문호 톨스토이도 “그대에게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있거든 그가 누구이든 그것을 잊어버리고 용서하라. 그때 그대는 용서한다는 행복을 알 것이다.”고 했다. ‘용서’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지은 죄나 잘못을 벌하거나 꾸짖지 말고 덮어주는 것’이라고 되어 있다. 물론 상처를 준 상대방이 먼저 잘못에 대한 반성과 함께 용서를 구한다면 자연스럽게 용서와 화해가 이루어지겠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 그런데, 문제는 용서하지 않고 계속 미워하고 원망하면서 과거에만 얽매여 있는 것은 현명한 처세법이 아니다. 상대방을 향한 미운 감정에서 자신을 놓아주어야 내가 짊어지고 있는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나에게 상처를 준 상대방을 용서한다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을 위한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처음에 예를 든 마을 주민들의 경우라도, 서로가 원수처럼 지낼 아무런 이유가 없기에 선거운동 과정에서 일어났던 좋지 않은 일들은 서로가 용서하고 화해해서 예전처럼 정이 넘치는 살기 좋은 마을로 되돌아가야 할 것이다.
* 이기원 칼럼니스트
지금이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기원에게 소통이란 세상살이에서 양념 같은 즐거움이다. 그래서 소통 칼럼니스트로 나섰다. 그는 온갖 가십을 소재로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는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존재다. 특히 경제가 가십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시절, 소통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지금은 그 영향력이 예전 만큼은 아니지만 텔레비전과 인터넷의 등장, 그리고 SNS가 발전함에 따라 그 영역은 무한궤도에 오른 듯하다. 이기원은 칼럼을 통해 가십을 되짚어 본다.
* 이기원 칼럼니스트
지금이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기원에게 소통이란 세상살이에서 양념 같은 즐거움이다. 그래서 소통 칼럼니스트로 나섰다. 그는 온갖 가십을 소재로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는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존재다. 특히 경제가 가십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시절, 소통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지금은 그 영향력이 예전 만큼은 아니지만 텔레비전과 인터넷의 등장, 그리고 SNS가 발전함에 따라 그 영역은 무한궤도에 오른 듯하다. 이기원은 칼럼을 통해 가십을 되짚어 본다.기사 정정 신청뉴스제보 jebo@newsr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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