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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원의 생각의 추(追)] 갑질, 누가 왜 하는가?

AI 요약우리 사회가 변하면서 새로운 단어들이 생기게 되는 데, 2013년경 한국에 등장해 사전에 까지 등재된 신조어가 ‘갑질’이며 최근 사회적으로 다시 거론되고 있다. 본래는 계약관계에서의 갑 · 을 중 ‘갑’을 뜻했으나, 이후 권리관계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자인 ‘갑’이 상대방에게 무례하게 행동하거나 제멋대로 구는 행위를 통칭해서 부르는 말이...

[이기원의 생각의 추(追)] 갑질, 누가 왜 하는가?
우리 사회가 변하면서 새로운 단어들이 생기게 되는 데, 2013년경 한국에 등장해 사전에 까지 등재된 신조어가 ‘갑질’이며 최근 사회적으로 다시 거론되고 있다. 본래는 계약관계에서의 갑 · 을 중 ‘갑’을 뜻했으나, 이후 권리관계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자인 ‘갑’이 상대방에게 무례하게 행동하거나 제멋대로 구는 행위를 통칭해서 부르는 말이 되었다. ‘갑질’은 육체적·정신적 폭력과 언어 폭력 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괴롭히는 환경 조장 등 다양한 양태로 나타난다. 그러면 이러한 ‘행위’를 하는 자들이 왜 자꾸 생길까?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몇 가지로 요약되는 데 두 가지만 들면, 먼저 한국은 해방 이후 국가사회 전반에 자유민주주의를 기본 이념으로 하는 각종 법과 제도를 받아들여 이제 제도적으로는 거의 자유민주사회에 가까워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역사가 일천하다 보니까 아직 생활적 민주주의는 정착되지 않아 평등의식이 결여되어 있고 특권 의식을 가진 자들이 많다. 지난 6월, 모 국회의원이 어느 기관을 방문해 출입증 발급절차를 요구하는 직원에게 국회의원 신분증을 보이며 “이거 어디나 들어갈 수 있다...”고 한 후 직원이 다시 절차를 요구하는 데 대해 “쓸데 없는 소리 하지 마세요. 이 시간 이후부터 한 마디만 거짓말 하면..”하면서 여직원이 눈물을 터뜨리도록 한 사례와 어느 광역시의 구청 공무원이 치킨집에서 “나 여기 구청 직원인데... 내가 이런 가계는 처음 본다. 장사 바로 망하게 해 주겠다.”라며 겁박한 사례 등의 경우가 이에 해당될 것이다. 다음은, 한국의 경우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국민의 소득 수준은 세계 10위권으로 높아졌으나 의식 수준은 상대적으로 선진화 되지 않은 점이다. 즉, 사람의 가치를 부와 연결시키고 자기보다 가난한 사람들을 무시하는 이른 바 ‘졸부 근성’을 가진 사람이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일부 기업 대표나 그 자녀들의 종업원에 대한 갑질 사건과 백화점 유명 브랜드 매장에서의 종업원에 대한 갑질 등이 이에 해당될 것이다. 그러면 이렇게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갑질’은 권력을 가진 자나 큰 부를 가지 자들만 행하고 일반 국민은 행하지 않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는 모두가 ‘갑질’의 주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경희대 송재룡 명예교수는 한국의 갑질 문화에 대해서 단순히 갑질을 행한 개인의 도덕성이 문제가 아니라 개개인이 한국사회의 갑과 을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 뿐이라고 지적했다. 즉, 갑질은 사회구조적인 문제이며 존비로 대변되는 한국사회의 문화정서적 경향이 갑질의 가장 큰 영향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한 관계에서 을이었던 개인이 또 다른 관계에서 갑이 됐을 때 같은 행동을 하는 이유가 된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 보겠다.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의 경우 갑질의 주체만 될까? 선거 때가 되면 이들은 지역구를 돌면서 유권자들에게 표를 호소한다. 이 때 인사를 하면서 명함을 주면 바로 그 자리에서 찢어버리는 사람, 심지어 정치 성향이 다르다고 욕설까지 하는 바로 우리 일반 국민이 유권자로서 ‘갑질’을 하고 이들은 ‘을’이 되는 것이다. 또, 어느 지역의 심판기구에 모 대형 쇼핑몰의 종업원이 회사측의 해임처분에 대해 ‘있지도 않은 일에 대해 회사가 갑질을 했다’며 ‘복직’ 구제신청을 낸 적이 있다. 그러나, 회사측의 증거서류와 관련자들의 증언을 종합해 본 결과, 이 직원은 쇼핑몰에 입점한 업체들에 대해 부당한 행위로 오히려 ‘갑질’을 자행한 것으로 판명이 되었다. 한 때 인터넷을 달궜던 햄버거 가게 ‘갑질’의 당사자도 일반 시민인 것이다. 행정기관과 시민과의 관계에서는 어디가 갑이 될까? 보통의 경우에는 기관(공무원)이 갑이 될 것이나 반대의 경우도 많다. 예를 들면, 사회복지 담당 부서의 경우, 시민이 수혜 대상자 신청을 하면 공무원은 관계 규정에 따라 검토하여 대상자를 결정하는 데, 이 행정절차는 공무원의 재량이 개입될 수 없는 이른 바 ‘기속행위’다. 그런데, 신청한 대로 되지 않을 경우 공무원에게 폭언은 물론 난동까지 부리는 사례도 있다. 다른 인·허가 부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공무원이 자살까지 하는 불행한 일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럴 때는 해당 시민이 갑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든지 갑이나 을의 입장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역지사지(易地思之)’란 말과 같이 항상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고 배려해야 한다. 특히 특권의식을 버리고 모두가 평등하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특히 지도층). 그리고 가정이나 학교에서 어릴 때부터 이러한 의식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 이기원 칼럼니스트 지금이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기원에게 소통이란 세상살이에서 양념 같은 즐거움이다. 그래서 소통 칼럼니스트로 나섰다. 그는 온갖 가십을 소재로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는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존재다. 특히 경제가 가십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시절, 소통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지금은 그 영향력이 예전 만큼은 아니지만 텔레비전과 인터넷의 등장, 그리고 SNS가 발전함에 따라 그 영역은 무한궤도에 오른 듯하다. 이기원은 칼럼을 통해 가십을 되짚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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