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원의 생각의 추(追)] 왜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할까?
AI 요약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일찍이 ‘자연의 사다리’ 개념을 내놨었다. 그는 사다리 꼭대기에 신(神), 다음에 인간 그리고 다른 포유류 등을 지나 맨 아래에 연체동물을 뒀다. 그가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라고 정의한 이후 여러 학자들도 나름대로의 이유로 인간의 우월성을 주장했다. 예를 들면, 인간은 도구를 사용하고 정치적 행위를 하며, 언어를 사용한다는 ...
![[이기원의 생각의 추(追)] 왜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할까?](https://img.newsro.kr/wp-content/uploads/2023/12/이기원-3타이틀771-x-434-픽셀.jpg)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일찍이 ‘자연의 사다리’ 개념을 내놨었다. 그는 사다리 꼭대기에 신(神), 다음에 인간 그리고 다른 포유류 등을 지나 맨 아래에 연체동물을 뒀다. 그가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라고 정의한 이후 여러 학자들도 나름대로의 이유로 인간의 우월성을 주장했다. 예를 들면, 인간은 도구를 사용하고 정치적 행위를 하며, 언어를 사용한다는 점 등등.
그런데, 몇 년 전 미국 에모리대 프란스 드 발 교수는 저서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란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다른 동물들도 생각을 하고, 도구를 사용하며 인간과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는 않더라도 동물들 각자 나름의 방법으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을 다양한 실험을 통해 밝혔다.
예를 들면, 뉴칼레도니아 까마귀는 좁은 원통형 물병 속의 물에 떠 있는 먹이를 먹기 위해 옆에 있는 자갈을 넣어 수위를 높혀 먹이를 낚아챘다. 비슷한 실험을 네 살짜리 아이에게 시켜보니 8%만 성공했다. 1982년에는 다른 책을 통해 침팬지가 뇌물을 주고 타협과 같은 정치적 행위를 한다는 것을 밝힌 바 있다.
한편, 동물은 때로 인간보다 뛰어난 모습도 보인다. 교토대 연구에 따르면 침팬지 아유무는 0.2초만에 1~9까지 무작위로 컴퓨터 스크린에 배치된 숫자 위치를 기억하고 순서대로 가리킬 수 있는 기억력을 갖고 있었다.
이러한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지금까지 제시된 그런 이유로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이 이성을 가졌으며 사고력을 바탕으로 문화를 창조하고 발전시켜 온 점은 확실히 만물의 영장이라 하는 준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 할 수 있는 진정한 이유’로 가장 자신있게 내세울 수 있는 것으로 ‘도덕성’을 꼽고 싶다. 도덕성을 나타내는 가치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사정상 그 중 두 가지를 들고 싶다.
먼저 사람 간의 ‘배려’이다. 우리 인간은 살아 남으려고 무리를 지었고 사회를 만들었다. 그렇다면 사람 간에 지속적인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배려다. 알다시피 배려는 상대방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말하며 사람에게 다가서는 첫 번째 예의라 할 수 있고, 배려는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적 인자 중 하나라는 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문제는 최근 우리 사회에서 이 배려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모 대학 교육학과 교수(전)는 “건물 출입문을 나갈 때 옛날에는 앞에서 학생이 문을 잡아줬는데 언젠가부터 그런 학생이 없고 내가 나가면서 문을 잡아주는데, 더 큰 문제는 전에는 문을 잡아주면 감사표시를 하며 문잡이를 대신 잡아 줬는데 이제는 감사인사는 아예 없고 그냥 나가버려 어떤 경우는 한 참 동안 문을 잡고 있어야 한다”고 배려에 대한 현실을 토로했다.
배려는 그 사람의 됨됨이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되며, 우리 사회에 배려의 바이러스가 널리 퍼져 나갈 때 더욱 따뜻하고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부모에 대한 ‘효’다. 자식에 대한 사랑은 다른 동물들도 인간 못지 않게 있다. 다큐멘터리를 보면 새끼에 대한 보호 본능이 인간보다 오히려 더 큰 동물들도 있다. 그러나 효성은 다른 동물에게는 찾아보기 힘들다. 효는 특히 한국의 전통사회에서부터 가족을 결속시키고 사회풍속을 순화시키는데 기여해 왔다. 가정에서 결속과 화목을 가르쳐 자연스럽게 시민적 소양을 키워주며 이런 교육을 받아야 비로소 인간다운 학생과 시민이 된다. 또 부모 은혜에 보답하다 보면 사회의 현안이 되고 있는 노인문제도 해결된다.
그러나 최근 병든 노부모를 돌보지 않는 패륜아들이 증가하고 있어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아이 학원 한 · 두개만 줄이면 부모님께 큰 힘이 되는데 그러지 않는 사람이 많다”며 안타까워 하는 사회복지사를 본 적이 있다.
우리 법률 중에 ‘인성교육진흥법’이 있다. 올바른 인성을 갖춘 국민을 육성하여 국가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데, 몇 년 전에 국회의원 14명이 ‘인성교육진흥법’의 핵심가치에서 ‘효’를 빼는 개정안을 제출한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진 적이 있다. 다행히 비판 여론에 밀려 개정되지는 않았지만, 다른 사람도 아닌 우리 사회의 리더층에 속하는 국회의원이라는 사람들의 생각이 그러하니까 다른 분야는 말할 필요도 없다. 이 법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인성을 갖춘 국민을 육성하기 위하여 인성교육에 관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정책을 수립하여 시행하여야 하며 학교에서부터 가르치게 되어 있으나 ‘효’에 대한 가정교육이나 학교교육의 현실을 살펴보면 안타깝기 짝이 없다. ‘효’라는 우리의 훌륭한 전통가치는 더욱 계승 ·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늙고 병들게 되어 있다. 부모님을 자주 찾아 뵙거나 그럴 사정이 되지 않으면 통화라도 자주 해서 그 은혜에 보답하는 것이 바로 만물의 영장인 우리 인간이 지켜야할 도리인 것이다.
* 이기원 칼럼니스트
지금이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기원에게 소통이란 세상 살이에서 양념 같은 즐거움이다. 그래서 소통 칼럼니스트로 나섰다. 그는 온갖 가십을 소재로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는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존재다. 특히 경제가 가십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시절, 소통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지금은 그 영향력이 예전 만큼은 아니지만 텔레비전과 인터넷의 등장, 그리고 SNS가 발전함에 따라 그 영역은 무한궤도에 오른 듯하다. 이기원은 칼럼을 통해 가십을 되짚어 본다.
* 이기원 칼럼니스트
지금이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기원에게 소통이란 세상 살이에서 양념 같은 즐거움이다. 그래서 소통 칼럼니스트로 나섰다. 그는 온갖 가십을 소재로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는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존재다. 특히 경제가 가십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시절, 소통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지금은 그 영향력이 예전 만큼은 아니지만 텔레비전과 인터넷의 등장, 그리고 SNS가 발전함에 따라 그 영역은 무한궤도에 오른 듯하다. 이기원은 칼럼을 통해 가십을 되짚어 본다.기사 정정 신청뉴스제보 jebo@newsr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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